‘준우승’ 울산 홍명보 감독, “K리그 첫 시즌, 좋은 점수 주긴 힘들다” [현장인터뷰]

입력 2021-12-05 19: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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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홍명보 감독. 스포츠동아DB

울산은 5일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1 2021’ 38라운드 홈경기에서 대구FC를 2-0으로 제압했다. 시즌 최종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승점 74(21승11무6패)를 쌓았지만, 울산 선수들은 미소 대신 눈물을 보이며 경기장을 찾은 8800여 팬들에게 사죄의 인사를 건넬 수밖에 없었다. 같은 시각 전주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를 2-0으로 꺾은 전북 현대(22승10무6패·승점 76)에 밀려 또 준우승에 그쳤다.

경기 후 홍명보 울산 감독은 “올해도 우승 타이틀을 가져오지 못했지만, 예년의 울산과는 달랐다. 올해 리그에서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보였다고 생각한다”며 시즌을 마무리하는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그는 “울산 팬들이 바라는 결과는 내지 못했기에 스스로에게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며 K리그1 감독으로서 자신의 첫 시즌을 평가했다.

다음은 홍명보 울산 감독과 일문일답.


●경기 소감은?

“올해도 우승 타이틀을 가져오진 못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 올해는 달랐다. 울산은 리그에서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보였다고 생각한다. 선수들과 1년간 생활하면서 자부심을 느꼈다. 어려운 상황들을 잘 넘기면서 끝까지 왔다. 선수들과 이야기했던 두 가지 중 한 가지는 지키지 못했지만, 팬들에게 마지막 홈경기 승리를 안긴 것에 만족한다. 내년 준비를 위해 여러 가지를 고민하고 시간을 보낼 생각이다.”


●부임 초기부터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시작 단계에서 조금 어려웠었다. 내가 오면서 팀을 떠나려 했던 선수들도 있어서 한 마음으로 묶는 것도 힘들었다. 동계훈련을 하지 못했고, A매치 휴식기도 잘 활용하지 못했다. 스타트부터 어려움이 있었지만, 선수들과 소통하면서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공유했다.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도 소통했다. 생각한 이상으로 우리 팀은 탄탄해졌다.”


●결과적으로 우승을 하지 못했다.

“우리가 부족했던 것은 맞다. 지난해까진 전북을 상대하는 것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지만, 나는 그렇지 않았다. 올해는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어려움이 올 수 있던 고비도 잘 넘겼다고 생각한다. 9, 10월에 ACL, FA컵 등 여러 가지 상황이 겹쳤다. 선수들이 이겨내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었지만, 충분히 만족한다. 마지막까지 경우의 수를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우리가 조금 더 잘했으면 좋았을텐데 부족했다.”




●김영권 영입 상황은 어떤가?



“구단에서 공식적으로 정리가 되면 발표가 될 것 같다. 지금 당장 내년을 생각하기보단 조금 쉬어야겠다. 올해 우리가 보낸 시즌을 복기하며 개선할 방향을 생각한 뒤 차차 준비해야 할 것 같다.”


K리그1 첫 시즌을 보냈는데 스스로 점수를 주자면 몇 점인가?



“울산 팬들이 바라는 결과는 내지 못했기에 점수를 주기 힘들다. 성공과 실패 중 하나인데 실패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실패도 전과는 다르다. 도전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따라오는 것이다. 올 시즌을 잘 복기해서 내년에는 모든 면에서 앞설 수 있는 팀을 만들어야겠다.”


점점 발전하고 있는 설영우에 대한 평가는?



“올해 성장세를 보면 설영우가 가장 많이 성장했다. 어린 나이지만 경기 운영, 멀티플레이어 능력 등 다른 선수들에 비해 가장 크게 성장했다. ‘지금의 설영우’보다는 ‘미래의 설영우’가 더욱 뛰어난 선수일 것이라 믿는다.”


우승 실패에도 팬들의 뜨거운 박수가 있었다.



“뭉클했지만 죄송한 마음도 들었다. 마지막 홈경기에서 우리 최선의 결과를 냈다. 선수들 모두 그 부분을 인지하며 경기를 준비했다. 팬들이 없으면 다 의미가 없다. 올해 관중 입장에 제한이 있었는데 아쉬움이 있었다. 매경기 많은 팬들을 모시고 경기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선수단뿐만 아니라 팬들도 매우 아쉬울 것 같다.”


구단 다큐멘터리 ‘푸른 파도’가 큰 화제를 모았다.



“부임 전부터 그런 계획을 들었다. 팬들의 궁금증을 어떻게 충족시킬지 고민했다. 대표팀에서도 라커룸을 모두 공개했다. 미국 축구를 경험할 때도 많은 분들이 경기 후 라커룸을 들어오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은 바 있다. 우리가 팬들을 위해 어떤 것을 해드릴 수 있을지 생각하며 결정을 내렸다. 팬들이 더욱 선수들과 팀을 사랑할 수 있는 일이라 결정을 내리는 데 어렵지 않았다.”


시즌 끝나고 계획은?



“올해 울산에서 처음 생활해봤다. 여기서 태어난 것은 아니지만 고향처럼 생각하고 있다. 당장 서울로 가진 않을 것 같고, 울산에서 시간을 더 보낼 생각이다.”

울산 |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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