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활동기간 반납한 LG 호부지, “먼저 다가올 수 있는 코치되어야” [SD 인터뷰]

입력 2021-12-08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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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코치. 스포츠동아DB

“코치가 선수에 대해 잘 모르고 헤매면, 그 코치를 믿고 싶을까요?”

현역 시절부터 지도자 생활까지 서울 팀과 인연이 닿지 않았다. 그러던 중 선수 생활 포함 8년간 몸담던 팀을 떠나게 됐다. 곧바로 찾아온 기회. 이호준 코치(45)는 LG 트윈스를 더 강한 팀으로 만들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그 시작은 12월과 1월, 비활동기간의 반납이다.

“쉴 시간이 어딨나” 휴가 기간 반납한 코치
LG는 11월 25일 이호준 코치와 모창민 코치(36)의 영입을 발표했다. 류지현 LG 감독이 직접 밝힌 내용에 따르면 이들은 1군 타격파트를 담당할 계획이다. 이 코치는 2013년 선수로 NC 유니폼을 입은 뒤 올해까지 일본 연수 1년을 제외한 8년간 공룡군단의 일원으로 함께 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이 코치는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 LG와 그동안 인연이 없었다. 선수나 코치로 호흡을 맞춰본 선수도 거의 없다”는 말로 입을 뗐다.

‘지도자’ 이호준은 기본에 대한 명확한 원칙을 바탕으로 선수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왔다. 국내 선수들은 물론 외국인타자들도 고민이 있을 때 가장 먼저 찾던 이가 이 코치다. LG에서도 이러한 철학은 달라지지 않을 전망. 이를 위해선 선수들과 신뢰를 쌓는 일이 급선무.

이 코치는 “서로가 서로를 알아야 한다. 계속 소통을 해야 상대를 이해할 수 있다”며 “스프링캠프 시작까지 두 달도 남지 않았다. 선수들 이름을 외우는 것부터, 개개인 성향을 하나씩 파악하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결국 선수들이 개인 훈련하는 곳을 찾아다니며 밥도 사주고 이야기도 나눠볼 생각이다. 선수들이 먼저 다가올 수 있는 코치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원칙적으로 선수들의 훈련을 지도할 수는 없지만, 자신의 휴가 기간을 쪼개 교감부터 하겠다는 의지. 이 코치는 “팀에 새로 온 코치에게 쉴 시간이 어디 있나”라고 선을 그었다.

이호준 코치. 스포츠동아DB


“대한민국 최고 인기 팀, 개개인 능력도 뛰어나”
LG는 2021시즌 타자들의 동반 슬럼프로 고생했다. 팀 타율(0.250)과 OPS(출루율+장타율·0.710) 모두 리그 평균에 못 미치며 8위에 그쳤다. 팀 평균자책점(ERA) 1위(3.57)의 성과 덕에 정규시즌 최종전까지 선두싸움을 펼친 만큼 타자들의 해결능력이 더욱 아쉬웠다. 시즌 종료 직후 타격코치 2명을 수혈한 것은 이런 고민의 연장선이다.

이 코치는 “열심히 한다는 얘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 개개인의 능력도 뛰어나다. 다만 찬스에서 약간의 두려움이랄까. 소극적인 면이 있지 않았나 싶다”고 진단했다. 이어 “기록을 살펴보면 올해 베테랑들이 고전했다. 하지만 이형종, 김민성, 이천웅 등 강점이 분명한 선수들이 많다. 부진한 원인을 먼저 파악한 뒤 함께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 말미, 이 코치는 LG 지도자를 떠나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무거운 이야기를 꺼냈다. 최근 야구의 인기가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는 데 대한 책임감과 자책을 꺼내는 동시에, 지도자로서 앞으로의 철학이 담긴 분명한 메시지였다.

“솔직히 야구 인기가 떨어지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디테일한 부분을 소홀히 하는 선수들이 많다. 비단 특정 팀의 문제가 아니라, 1군 선수가 캐치볼도 못하는 사례들이 있다. 아웃될 것 같을 때 천천히 뛰는 선수들, 그리고 그걸 용납하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내가 팬이어도 재미없을 것 같다.

결국은 기본기다. LG는 대한민국 최고 인기 팀 아닌가. LG의 성적이 좋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만 보여드린다면 야구 인기가 오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선수들과 최선을 다해 진짜 ‘멋진 야구’ 한번 열심히 해보고 싶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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