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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도로공사는 개막 이후 12연승을 내달린 현대건설을 세트스코어 3-2로 물리쳤다. 외국인 선수 켈시가 31득점으로 양 팀 통틀어 최다를 기록했고, ‘클러치 박’ 박정아도 19득점으로 제몫을 다 해냈다. 대어를 잡고 5연승을 거둔 도로공사는 3위(승점 25)로 뛰어오르며 본격적인 선두권 경쟁을 예고했다.
이날 도로공사는 높이에서 이겼다. 양효진을 앞세운 현대건설은 V리그 최강의 높이를 자랑한다. 하지만 이날만은 도로공사가 강했다. 도로공사는 블로킹으로 총 14점을 얻었다. 11점의 현대건설보다 많았다. 4점을 기록한 켈시를 비롯해 박정아, 전새얀(이상 3점) 배유나, 정대영(이상 2점) 등 주전 대부분이 적극적인 네트 플레이를 펼쳤다. 특히 센터 배유나와 정대영은 둘이 합쳐 17개의 유효블로킹을 기록할 만큼 몸놀림이 가벼웠다. 최고의 외국인으로 꼽히는 현대건설 야스민의 공격성공률을 28.8%(24득점)에 묶을 수 있었던 것도 블로킹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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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도로공사의 집중력도 돋보였다. 도로공사는 뒤지는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선수들끼리 호흡이 잘 맞았다. 랠리가 길어져도 끝까지 버티면서 기회를 노렸다. 리베로 임명옥의 끈질긴 수비가 큰 힘이 됐다. 수비가 안정되면 공격은 살아나기 마련이다. 이날 도로공사의 범실은 14개인데 반해 현대건설은 무려 33개의 범실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공격득점 74-60으로 우세했지만 잦은 실수로 무너졌다.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의 심리전도 승리에 한몫했다. 3세트에서 선수들이 부진하자 한마디를 던졌다. “너네 저 팀 못 이기니깐 편안하게 해.” 그 말이 자극제가 됐다. 선수들은 평소보다 더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3세트에서 지긴 했지만 끝까지 따라붙어 듀스 접전을 벌였고, 이어 4·5세트를 연거푸 따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이 이기려는 욕심이 많았다. 3세트도 아깝게 넘겨줘서 4세트에는 힘들지 않을까 했는데, 다행히 선수들이 잘 극복해줬다”고 말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