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틴스키’ 따라하던 NC 마운드 희망, 미국행 비행기 예매한 사연 [SD 인터뷰]

입력 2021-12-08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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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송명기는 평소에도 팀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를 따르며 각종 루틴을 섭렵했다. 올 겨울엔 루틴스키가 배운 미국 현지의 드라이브 라인 아카데미에 찾아가 직접 부딪히며 노하우를 터득할 계획이다. 창원 | 최익래 기자

정규시즌-한국시리즈(KS) 통합우승을 차지한 2020시즌. 후반기 시속 200㎞ 질주의 항해사 역할을 맡았다. KS에서도 나이답지 않은 침착한 투구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자연히 기대를 모은 풀타임 2년차 시즌. 성과와 아쉬움이 공존했다. 송명기(21·NC 다이노스)는 1군 세번 째 시즌, 반전을 노린다.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 것도 이러한 각오 때문이다.

8이닝 4실점한 경기에 만족, 선발투수의 덕목

송명기는 2021시즌 24경기에서 8승9패, 평균자책점(ERA) 5.91을 기록했다. 지난해(87.2이닝)보다 올해(123.1이닝)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주축 선발투수로 우뚝 선 것은 분명했지만, 지난해 한창 좋을 때의 퍼포먼스는 보여주지 못했다. 송명기는 선발로테이션에 본격 합류한 지난해 후반기 17경기에서 8승3패, ERA 3.21로 쾌투했다. 이동욱 NC 감독도 “전반기에 구창모가 있었다면 후반기 질주는 송명기가 이끌었다”고 감탄했다. 그 기세가 올해는 이어지지 못했다.

스스로가 가장 아쉽다. 최근 마무리캠프지에서 만났을 때 송명기는 “좋은 날엔 지난해보다 더 좋았는데 기복과 편차가 심했다. 스스로는 50점도 매기기 힘든 시즌이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일정하게, 꾸준히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에 스스로를 옥죈 부분도 있었다”며 “그래도 50점 가까이 매긴 건, 안 좋을 때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조금이나마 감을 잡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복잡함보다 심플하게. 송명기가 꺼낸 2022년 이후의 해답지다.

NC 송명기. 스포츠동아DB


그래도 가장 맘에 들었던 경기를 꼽아달란 말에 송명기는 6월 1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을 꼽았다. 시즌 최다 8이닝을 소화하긴 했지만 3피홈런으로 4실점. 이날 경기 ERA만 따지면 4.50이다. 퀄리티스타트(QS)를 기록한 경기도 많은데 이날의 성과를 꼽은 이유는 뭘까. 송명기는 “홈런을 맞는 게 계속 볼넷을 내주면서 야수들을 괴롭히는 것보단 낫다. 맞을 땐 맞아도 긴 이닝을 끌고 가는 것이 투수의 최대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경기가 생각났다”며 “한 경기 한 경기의 소중함을 매번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루틴스키 따라하던 막내, 직접 보고 느낀다

새 시즌 준비에도 적잖은 노력과 돈을 투자할 계획이다. 송명기는 평소 팀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루틴스키’로 불릴 만큼 자기 관리에 철저한 그를 보며 선발투수로 거듭났다. 특히 루친스키가 가져온 ‘드라이브라인 아카데미’의 웨이티드 볼 등 도구를 통해 기술적 성장도 꾀했다.

이제는 아예 미국으로 건너가 워싱턴에 있는 드라이브라인 아카데미에서 1월을 보낼 참이다. 트레버 바우어, 클레이튼 커쇼 등 메이저리그 투수들도 찾는 시설. 송명기는 “12월에 개인훈련으로 몸을 만들어둔 뒤 드라이브라인에 다녀올 생각이다. 4년째 함께 운동하는 선생님이 미국에 가신다기에 따라가기로 했다. 드라이브라인 아카데미의 교육 내용은 물론, 그곳에 있는 관계자들이 어떤 철학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전했다. 송명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상황을 지켜보며 최종 스케줄을 결정할 예정이다.

사진출처 | 드라이브라인 아카데미 SNS


더 좋은 투수로 성장하고 싶다는 욕심은 태극마크로까지 이어졌다. 아마추어 시절에도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던 적이 없는 그는 2022년 목표로 규정이닝 달성과 함께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언급했다. 송명기는 “국가대표는 결과가 아닌 과정이다. 태극마크를 단 뒤 성장하는 선수들이 정말 많더라. 지금보다 훨씬 좋은 투수가 되기 위해선 좋다는 걸 다 해보고 싶다. (양)의지 선배도 ‘대표팀에서 보니 일본이나 미국 투수들은 하이볼을 많이 쓴다. 너도 해보는 게 어떤지’를 물어보셨다. 이런 것처럼 성장할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팀원들 모두가 인정하는 욕심쟁이. 또래에 비해 이룬 게 적잖은데 목표는 한참 더 높은 곳에 있다. 만약 2022년 만족할 만한 성과가 나더라도, 이 역시 송명기에게 결과가 아닌 과정일 터. 그 과정을 위한 준비는 착실히 진행 중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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