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고마워요, 2021시즌의 한국축구 [남장현의 피버피치]

입력 2021-12-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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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쉼 없이 달려왔다. 한국축구의 2021시즌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주요 공식 일정들이 이번 주말 막을 내린다. 11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릴 대구FC-전남 드래곤즈의 ‘2021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 12일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 정도가 남았을 뿐이다.

지난해 지구촌을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협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한국축구는 흔들림 없이, 큰 사건사고 없이 한 해를 잘 보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11월 ‘위드 코로나’ 전환에 맞춰 팬들과 호흡해 더 의미가 컸다. 모든 구성원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 결과다.


코로나19로 1년 연기된 2020도쿄올림픽에서 김학범 감독이 이끈 23세 이하(U-23) 대표팀은 8강에 올라 ‘절반의 성공’을 이뤘고, 지금은 황선홍 감독 체제로 전환해 내년 중국 항저우에서 개최될 아시안게임을 준비하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지휘하는 국가대표팀도 흥미로운 스토리를 썼다. 3월 원정 한·일전에서 참패해 뒤숭숭한 분위기로 2021년을 시작했지만, 보란듯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6월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잘 마무리한 뒤 9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된 아시아 최종예선에선 승승장구했다.

1998프랑스월드컵 이후 가장 매끄럽고 경쾌한 흐름으로 최종예선을 소화하고 있는 A대표팀에 국내 팬들은 큰 박수를 보내고 있다. 특히 우리에게 쓰라린 참패를 안겼던 일본이 최종예선에서 헤매고, 돈으로 실력을 사려고 한 중국이 카타르월드컵 본선행 좌절 위기에 처한 사실에 비춰보면 더욱 두드러진다.


K리그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현대가 라이벌’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K리그1 우승경쟁은 2019년부터 반복됐음에도 진부하지 않았다. 프리시즌부터 열과 성을 다해 전력을 보강한 두 팀은 시즌 내내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들었다. 투자가 우승을 보장하진 않지만, 큰 동력이 될 수 있음을 재확인시켰다.

포항 스틸러스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 도전도 아름다웠다. 일본 J리그 팀들을 연파했고, 한 수 위의 전력을 갖춘 울산까지 돌려세우며 결승에 오른 포항은 2009년 이후 12년만의 정상 탈환을 노렸으나 2%가 부족했다. 재정난으로 주축 여럿을 떠나보냈음에도 끈끈한 팀 컬러를 지킨 결과, 소중한 준우승 상금 200만 달러(약 23억5000만 원)를 벌었다.

이제 한국축구는 또 다른 출발선에 선다. 4년 주기의 ‘월드컵 시즌’ 준비다. 한 번도 경험 못한 세상이 찾아왔지만, 초록 피치와 둥근 공은 그대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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