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무’ PD “씨랜드 참사 등 ‘그날’ 잊지 않고 기억해야” (종합) [PD를 만나다]

입력 2021-12-10 14: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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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승 PD. 사진|SBS

‘꼬꼬무’ PD “씨랜드 참사 등 ‘그날’ 잊지 않고 기억해야” (종합) [PD를 만나다]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가 각종 시상식에서 유의미한 기록을 남기며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꼬꼬무’는 세 명의 이야기꾼 ‘장트리오’가 스스로 공부하며 느낀 바를 각자의 ‘이야기 친구’(가장 가까운 지인)에게, 가장 일상적인 공간에서 일대일로 전달하는 방식의 프로그램. 지난해 3월 ‘SBS 스페셜’ 코너 형식으로 시작해 파일럿과 시즌1, 시즌2를 거쳐 지난 10월 정규 방송으로 편성됐다.

‘꼬꼬무’는 먼저 2일 제23회 양성평등 미디어상에서 ‘101호 작전-흰 장갑의 습격’ 에피소드로 방송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측은 ‘꼬꼬무’에 대해 “‘YH사건’을 단순히 국가 권력에 희생당한 피해 여성들로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기적을 일으킨 ‘공순이의 힘’을 재조명하고 그 힘의 원천이었던 끈끈한 동료애를 감동적으로 담아냈다. ‘권력에의 패배’가 아닌 여성들이 당당히 만들어낸 ‘승리의 역사’로 치환함으로써 여공에 대한 기존의 사회적, 역사적 시선을 바꾸어 성평등 가치를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꼬꼬무’를 연출하고 있는 유혜승 PD는 10일 동아닷컴에 “방송 후 많은 반향이 있었는데 의미 있는 상까지 받게 돼 기쁘다”며 “‘꼬꼬무’는 과거의 사건을 다루지만 ‘그날’의 이야기를 통해 ‘오늘’의 내가 변화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는 생각이 든다. ‘꼬꼬무’가 이 사회의 양성평등을 위해 조금이나마 기여했다면 그로써 존재의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꼬꼬무’를 믿고 모든 기억을 선뜻 공유해주신 우리 시대의 ‘여공’분들께 이 상을 바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꼬꼬무’는 9일 2021 한국방송비평상 시상식에서도 시사교양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와 관련해 유 PD는 “콘텐츠가 봇물처럼 쏟아지는 시대다. 한 해에 방송된 수많은 프로그램들 중에 ‘꼬꼬무’가 귀한 상을 받게 돼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만큼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와 기대가 큰 것이라고 생각하니 어깨가 가볍지만은 않다. 우리가 잊지 않고 기억해야할 ‘그날’은 여전히 많다. 그 안에 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에 섬세하게 귀 기울이는 프로그램이 될 것을 다시 한 번 다짐한다”고 전했다.

유혜승 PD(왼쪽에서 두 번째). 사진|SBS



지난 9일 ‘꼬꼬무’는 1999년 6월 30일 일어난 씨랜드 화재 참사를 재조명했다. 550여명이 묵고 있던 청소년수련원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유치원생 19명과 인솔교사 및 강사 4명 등 23명이 사망한 대형 참사였다. 사고 당시 아이들 곁에 교사들이 없었다는 점, 건물 자체가 청소년수련원으로 사용하기 부적합한 구조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더 큰 공분을 샀다.

유 PD는 “‘씨랜드 화재참사’는 유족들이 직접 만든 참사 백서를 읽는 장면에서 분당 최고 시청률이 6%까지 오를 정도로 정말 많은 분들이 함께 눈물 흘리고 분노했던 것 같다. 너무나 가슴 아픈 참사였고 그 기억의 조각을 다시 끄집어내는 일은 제작진도 결코 쉽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이 아픔을 다시 상기하는 이유는, 앞으로 나아가야하기 때문이다. 아픔에 공감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함께 생각하고 한 발짝 더 나아가야 하기 때문”이라며 “‘과연 나는 부끄럽지 않게 살고 있을까?’ 어른으로서의 책임이 묵직하게 다가온 회차였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레귤러 편성 이후 시즌제에 비해 훨씬 다양한 ‘그날’ 이야기를 다루려고 하고 있다. 역사를 뒤흔든 거대한 ‘그날’뿐 아니라 작지만 의미 있는 ‘그날’에 대해서도 돌아보려고 한다”면서 “지금처럼 뜨거운 마음으로 ‘그날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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