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불가” 두산, 이제는 김재환 잔류에 올인

입력 2021-12-16 14: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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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스포츠동아DB

“대체불가 자원이다.”


두산 베어스는 2021시즌을 마친 뒤 핵심 외야수 2명 김재환(33), 박건우(30)와 프리에이전트(FA) 협상이란 과제를 떠안았다. 그러나 이미 알려진 대로 박건우는 14일 6년 총액 100억 원에 NC 다이노스로 이적했다. 박건우의 FA 이적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두산은 이제 또 다른 FA 김재환의 잔류에 그야말로 ‘올인’하는 분위기다.


김재환은 1군 풀타임 첫해인 2016년부터 올해까지 6년간 188홈런(연평균 31.3개)을 몰아친 KBO리그 대표 슬러거다. 2018년 홈런왕(44개)에 오른 직후인 2019년 15홈런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최근 2년간은 57홈런을 몰아치며 녹슬지 않은 장타력을 뽐냈다. 지난 6년간 타율(0.304)과 출루율(0.394)도 준수해 여러 구단에서 군침을 흘리는 FA 대어다.


두산은 김재환이 빠진 타선은 상상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두산 김태형 감독은 매 시즌 개막을 앞두고 김재환의 4번타자 배치를 제1옵션으로 고려한 뒤 나머지 타순을 짜곤 했다. 스프링캠프 때마다 타순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일단 김재환은 4번으로 고정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존재감이 엄청나다.


10개 구단의 홈구장 중 외야펜스까지 거리가 가장 긴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 6년간 연평균 31개의 홈런을 쳐낸 상징성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또 결정적 순간 홈런 한방이 지닌 가치는 상상 이상으로 크다. 두산이 김재환의 잔류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다.

김재환. 스포츠동아DB


동료들을 이끄는 무형의 가치 역시 무시할 수 없다. 김재환은 퓨처스(2군)리그에서 갓 올라온 신인선수들에게도 아낌없이 조언하며 동반성장을 도모해왔다. 2019년에는 막 1군에 올라온 당시 신인 송승환(복무 중)이 상대 투수의 기에 눌린 모습을 보고는 “유니폼을 입었을 때는 신인이든 베테랑이든 중요하지 않다. 기죽지 말고 투수들을 이기기 위해 달려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송승환은 “엄청난 동기부여가 됐다”며 고마움을 감추지 않았다.


나이도 33세다. 앞으로도 충분한 플레잉타임이 남아있다. 워낙 인기가 높은 선수인 만큼 4년 이상의 장기계약은 기정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두산 잔류를 택한다면 ‘평생 두산맨’으로 남을 수 있다. 두산이 어떻게든 김재환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다.


두산 구단 관계자는 16일 “(김재환은) 대체불가 자원이다. 거포라는 상징성이 크다. 홈런타자의 유무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주내로 한 번 더 선수측과 만날 예정이다. 어떻게든 잔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분위기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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