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최초 100억 사나이’ 김재환 지킨 두산, 이만하면 경쟁력은 충분 [SD 분석]

입력 2021-12-19 15: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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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가 프리에이전트(FA) 김재환(33)을 잔류시키며 한숨을 돌렸다. 4번타자로 대체불가 자원이었던 김재환의 잔류는 경쟁력 유지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두산은 17일 김재환과 4년 총액 115억 원에 계약했다. 계약금과 연봉 총액 각 55억 원, 인센티브 5억 원으로 보장액만 110억 원에 달한다. 두산 구단 사상 처음으로 총액 100억 원대 계약이라는 상징성도 크다.

2020시즌 후 오재일(삼성 라이온즈), 최주환(SSG 랜더스), 이용찬(NC 다이노스)을 잇달아 떠나보낸 두산으로선 중심타선의 두 축인 박건우(NC)와 김재환이 FA 자격을 얻은 이번 오프시즌 움직임에 사활을 걸어야 했다. “2명 모두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그만큼 둘의 비중이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14일 NC가 6년 총액 100억 원에 박건우를 영입하면서 두산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어떻게든 김재환을 잡아야 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이 새 시즌을 구상할 때 ‘4번타자 김재환’은 확실한 상수였다. 나머지 타순을 짜는 것은 그 뒤였다. 30홈런 이상을 보장하는 거포의 가치는 상당했다.

그 진심이 김재환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했다. 김재환은 19일 스포츠동아와 전화통화에서 “협상하는 내내 가치를 인정해주신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두산을 떠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 구단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해주셔서 감사했다”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두산은 협상 기간 내내 “김재환은 대체불가 자원”이라는 확실한 기조 하에 움직였다.

김재환의 잔류로 두산은 전력공백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타선의 밸런스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거포 타이틀에 가려진 측면이 있지만, 김재환은 타격 기술로도 리그에서 손꼽히는 수준이다. 임팩트 순간부터 폴로스루까지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타격 메커니즘은 그의 전매특허다.

두산은 매년 FA 자격을 얻은 핵심선수들을 잃으며 어려움 겪었지만, 팀의 상징인 4번타자 만큼은 지켜냈다. 외야진 구성에 따른 고민도 덜었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기세를 내년에도 이어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김재환은 “FA 계약을 했다고 특별히 뭔가를 준비하기보다는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열심히 하겠다. 지금도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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