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줄줄이 결별 결정…‘FA 챔피언’ 전남, ACL 의지는 있나?

입력 2021-12-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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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K리그2(2부) 전남 드래곤즈는 14년 만에 아시아무대 컴백에 성공했다. ‘2021 하나은행 FA컵’ 결승에서 K리그1(1부) 대구FC를 따돌리고 통산 4번째 우승(1997·2006·2007·2021년)을 달성했다. 한국축구 사상 처음으로 하위리그 팀이 상위리그 팀을 제치고 FA컵을 평정하는 새 역사를 쓴 전남은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조별리그(32강)부터 시작한다.


K리그1 챔피언 전북 현대와 함께 플레이오프(PO) 없이 ACL 본선으로 직행한 전남은 모처럼 꽃길을 걷는 듯했다. 강등 당시 대폭 삭감된 예산이 완전히 회복되진 않아도 모기업(포스코)의 합리적 투자가 이뤄질 것이란 조심스러운 기대가 있었다. 내로라하는 강호들과 경쟁에서 망신을 피하고 최소한의 힘을 발휘할, 나름 탄탄한 스쿼드를 구축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최근 전남의 행보는 굉장히 실망스럽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영입은커녕 오히려 기존 주축들마저 대거 이탈할 조짐이다. 이달 말 계약기간이 만료돼 자유계약(FA) 신분을 얻을 핵심선수들이 새 팀을 찾고 있다.

이종호, 황기욱, 박찬용(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울산 현대와 FA컵 준결승에서 득점하는 등 전남의 우승에 일조한 공격수 이종호, 중앙 미드필더 황기욱, 중앙수비수 박찬용 등 여러 선수가 이미 구단으로부터 “함께 하기 어렵다”는 메시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물론 여전히 우선협상기간이지만 ‘보스만 룰’에 따라 FA 예정 선수들은 계약만료 6개월 전부터 자유롭게 행선지를 물색할 수 있는데, 대부분이 전남과 제대로 협상 테이블을 차리지 못한 상태다.


이 같은 전남의 행보에 축구계는 씁쓸해한다. “왜 FA컵을 우승했느냐”는 비웃음이 적지 않다. 한 축구인은 “협상도, 협의도 없다. 전남의 리빌딩에 보강은 없다. FA 예정 선수들과 헤어지려는 이유가 기량이 부족해서인지, 정말 자금이 없어서인지 알 수 없는 아주 한심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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