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넷플릭스 압도적 1위…98일간의 기적

입력 2021-12-2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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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2021년 톱 TV쇼 차트 결산

256일간 공개 佛 ‘뤼팽’ 크게 앞서
전세계 신드롬 불구 美시장선 3위
비영어권 작품에 대한 장벽 여전
‘빈센조’ 15위·‘갯마을…’는 26위
압도적인 1위였다. 또 다른 작품들의 성과 역시 만만치 않았다.

26일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콘텐츠 랭킹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이 올해 각 플랫폼 콘텐츠의 종합 순위를 발표한 가운데 ‘오징어게임’이 넷플릭스 ‘2021년 톱 TV쇼(프로그램)’으로 꼽혔다. 5만6853점으로, 프랑스 드라마 ‘뤼팽’(4만2690점)을 압도적으로 제쳤다. ‘뤼팽’이 순위집계 대상국 83개국에서 모두 256일 동안 공개된 것과도 대조적이어서 90개국에서 98일 동안 선보여 거둔 성과이기도 하다.


● ‘오징어게임’ 전 세계 1위, 다만…

올해 10월 현재 전 세계 2억14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넷플릭스는 전 세계 50.2%(블룸버그통신 4월19일자)의 시장점유율로 다른 OTT를 압도한다. 따라서 ‘오징어게임’의 성과는 이 작품이 전 세계 이용자들의 사랑을 고루 받았다는 사실을 새삼 보여준다. 앞서 ‘오징어게임’은 9월17일 전 세계 190개국에서 공개돼 17일 동안 1억1100만 가구가 시청해 이전 1위였던 ‘브리저튼’(8200만 가구)을 넘어섰다.

‘오징어게임’만이 아니다. tvN ‘빈센조’가 15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갯마을 차차차’가 26위, 넷플릭스의 ‘지옥’이 46위, KBS 2TV ‘연모’가 48위에 각각 올랐다. 넷플릭스의 ‘스위트홈’도 148위로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빈센조’의 송중기는 김태리 등과 함께 주연한 ‘승리호’를 ‘2021년 톱 영화’ 61위에 안착시켰다. 또 TV프로그램 부문에서는 KBS 2TV 드라마 ‘굿닥터’의 동명 미국 리메이크작과 영화 ‘설국열차’를 드라마화한 미국의 ‘스노 피어스’가 각각 12위와 24위를 기록했다.

모두 한국 콘텐츠가 해외시장에서 주목받았음을 보여준다. 다만 ‘오징어게임’이 미국에서 3위에 오르는 등 영어권과 서구시장의 추세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음을 드러내기도 한다. 플릭스패트롤은 ‘오징어게임’이 “1년 내내 세계를 지배할 것으로 예상했느냐”면서 “가장 큰 시장을 자세히 살펴보면 결과는 상당히 다르다”고 밝혔다.



● 넷플릭스를 넘어라!

올해 11월 방송통신위원회는 넷플릭스가 2018년 기준 미국 및 유럽 OTT 시장점유율 1위라고 보고했다. 미국 포브스는 올해 1월 넷플릭스의 미국 구독자가 8000만명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이 영상 콘텐츠의 세계 최대 시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따라서 전 세계적 신드롬을 몰고 온 ‘오징어게임’(587점)이 미국의 아동물 ‘코코멜론’(2059점)과 드라마 ‘매니페스트’에 뒤진 것은 적지 않은 의미를 남긴다. 비영어권 작품에 대한 장벽의 존재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와 달리 한국드라마는 현재 주로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유통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넷플릭스마저 북미지역 점유율이 낮아지는 추이도 의미심장하다. 올해 1월 포브스는 “OTT 분석기관 릴굿의 보고서를 인용해 넷플릭스의 북미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1분기 31.2%에서 4분기 22%로 줄었다”고 썼다. 10월 할리우드리포터도 “디지털TV리서치의 예측을 통해 2026년 디즈니플러스 가입자가 2억8420만명으로, 넷플릭스를 넘어설 것이라 내다봤다”.(이상 영화진흥위원회 코비즈)

정인숙 가천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15일 내놓은 영화진흥위원회 ‘2021년 영화 온라인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넷플릭스의 미국 내 점유율 감소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익 확대 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그럴수록 넷플릭스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시장을 겨냥한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을 강화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어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 OTT의 핵심 콘텐츠로 인기를 끌고 있어 한동안 한국영화 및 드라마에 대한 투자 확대의 동인이 될 수 있다”면서 “OTT에 대한 정부의 뚜렷한 정책 마련”과 “한국영화·드라마 콘텐츠 기금 조성” 등을 제시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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