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 내줄 울산, 5명 빠질 전북…반감될 동계훈련 효과 [취재파일]

입력 2021-12-2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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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파울루 벤투 감독의 축구국가대표팀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새해 초반을 보내야 한다. 내년 1월 28일 레바논(한국시간), 2월 2일 시리아로 이어질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7·8차전을 앞두고 터키 안탈리아에서 전지훈련을 한다. 28일 공개된 태극전사들은 내년 초 원정 2연전에 참여하지 못하더라도 최소 2주 가량은 터키에서 보내야 한다.


새삼스럽지는 않다.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주간이 아님에도 대한축구협회의 국가대표축구단 운영 규정에 따르면 A대표팀은 ‘월드컵의 해’ 연초(1·2월)에 한해 2주 이내의 보강훈련을 할 수 있다. 2010년 남아공, 2014년 브라질, 2018년 러시아월드컵 때도 동계강화훈련을 진행했다.


태극마크는 몹시도 영광스럽지만 모두가 웃을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K리그 일부 구단들은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3년 연속 K리그1(1부) 준우승에 그친 울산 현대와 사상 첫 5연패를 이룬 전북 현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골키퍼부터 거의 대부분의 포지션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터키로 향하게 된 여파다.


1월초 경남 거제에서 동계훈련을 시작할 울산에선 7명이나 차출됐다. 조현우(30·골키퍼), 김태환(32), 홍철(31·이상 수비수), 원두재, 이동경, 이동준(이상 24·이상 미드필더) 등에다 이번 겨울이적시장을 통해 수혈한 베테랑 중앙수비수 김영권(31)까지 포함됐다.

울산 홍명보 감독(왼쪽), 전북 김상식 감독.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동아DB


전북도 마찬가지다. 상대적으로 늦은 1월 8일 훈련을 시작할 전북도 공격진을 제외한 전 포지션에서 이탈자가 나왔다. 송범근(24·골키퍼), 이용(35), 김진수(29·이상 수비수), 백승호(24), 송민규(22·이상 미드필더) 등으로 모두가 팀의 주축이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전북과 울산은 A대표팀과 비슷한 시기에 동계훈련을 할 23세 이하(U-23) 대표팀에도 일부를 내줘야 한다. 홍명보 울산 감독과 김상식 전북 감독은 차출인원을 최소화하려고 백방으로 뛰어봤지만 큰 출혈을 피할 수 없게 됐다.


2022시즌 K리그는 2월 중순 개막한다. 카타르월드컵 본선이 11월 중순 개막하므로 최소 10월 중순에는 시즌을 마쳐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선수단 자가격리, A매치 휴식기 등 다양한 이슈를 고려하면 더욱 부담스럽다. 설연휴를 포함해도 최대 6주에 불과한 촉박한 시간을 이용해 전력을 극대화해야 할 과제를 떠안은 구단들은 A대표팀이 그저 야속할 따름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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