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넘버1’ 복귀 노리는 고진영 “꾸준함으로 승부”

입력 2021-12-3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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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임인년은 내가 접수한다.” 한국 여자골프스타들이 올해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새해 의욕 넘친 행보에 나선다. 올해 간발의 차이로 놓친 세계랭킹 1위 복귀를 노리는 고진영, 신년부터 메디힐의 후원을 받으며 LPGA투어에 데뷔하는 안나린, KLPGA투어 통산 10승의 주인공으로 미국 무대 도전에 나선 최혜진(왼쪽부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KLPGA

새해 LPGA 흔들 태극낭자 3인방

안나린·최혜진 ‘한국 신인왕’ 라이벌
안나린 “TV로만 보던 선수들과 경쟁 설레”
최혜진 “어렵게 얻은 투어카드 최선 다짐”
‘세계 최강’을 자부하는 한국 여자프로골프 군단은 2021년 세계 최고의 무대로 꼽히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시즌 최다승 국가의 지위를 7년 만에 미국에 빼앗겼고, 태국의 패티 타와타나낏이 신인상을 품으며 ‘연속 신인왕 배출’의 계보도 끊겼다. 그러나 2022년은 올해와 다른 결과를 기대하기에 충분하다. 올해 뒤늦게 우승 시동이 걸리고도 5승을 수확한 고진영(26)과 함께 새롭게 미국 무대 도전에 나선 안나린(25)과 최혜진(22)이 있기 때문이다. 고진영은 ‘세계 넘버1’ 복귀를 꿈꾸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무대를 누비던 스타플레이어 출신 안나린과 최혜진은 올해 끊긴 LPGA 투어 한국인 신인왕 계보를 다시 이을 기대주로 꼽힌다


● 세계랭킹 1위 복귀 노리는 고진영

2021년 고진영은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했다’고 표현할 수 있다. 6월에서야 첫 승을 거뒀지만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올해의 선수와 상금왕, 그리고 시즌 5승으로 다승왕까지 석권했다. 3년 연속 상금왕은 한국 선수 최초였다.

제법 달콤한 열매를 수확했지만 아쉬움도 남았다. 7월 도쿄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고, 그러면서 2년여 간 지켜온 세계랭킹 1위를 넬리 코다(24·미국)에게 넘겨줬다. 10월 잠시 세계랭킹 1위에 복귀하기도 했지만 이내 다시 2위로 내려앉았다.

고진영은 “새 시즌 키워드는 ‘꾸준함’으로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미 많은 것을 이룬 고진영이지만 “대회에 나가는 것 자체가 나에겐 큰 동기부여가 된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고 생각해 체력적, 정신적, 기술적으로 어떤 부분을 채워야 할지 돌아보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과정에 최선을 다하는 게 계획이자 목표”라고 강조했다. 꾸준함을 무기로 우승컵 사냥에 나선다면 자연스럽게 세계랭킹 1위는 따라올 수 있다.


● 안나린·최혜진, ‘한국인 신인왕 계보’ 잇는다

12월 열린 LPGA 퀄리파잉(Q) 시리즈에서 각각 수석과 공동 8위를 차지하며 내년 시즌 LPGA 투어에 데뷔하게 된 안나린과 최혜진은 새 시즌 신인왕을 놓고 경쟁할 강력한 후보들이다.

2주에 걸쳐 8라운드로 진행된 ‘지옥의 레이스’ Q 시리즈에서 수석을 차지하며 미국 현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안나린은 “루키 시즌을 보내게 된 만큼, 열심히 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투어를 뛰면서 전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기대된다”며 “지금까지 TV로만 보던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어 기쁘다”고 덧붙였다.

2017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한 안나린은 2020년에만 2승을 수확했고, 올해는 10월 부산에서 열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 경쟁을 벌이다 공동 3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편 안나린은 내년 LPGA 투어에서 메디힐의 새 모자를 쓰고 뛰게 됐다. 꾸준한 성적으로 최근 몸값이 급상승한 안나린의 영입을 희망한 기업들이 많았으나 미국에서 LPGA 대회를 개최해 오고, 내년에는 KLPGA 투어 대회까지 열기로 하는 등 골프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메디힐이 안나린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최혜진은 “어렵게 투어카드를 얻게 된 만큼, 새해 미국 무대에서 뛸 수 있다는 사실이 설렌다”면서 “새 시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KLPGA 투어 통산 10승의 주인공인 그는 올해 비록 무승에 그쳤지만 2020년까지 3년 연속 대상을 수상한 최고의 선수였다. 아마추어 신분이던 2017년 초청선수로 출전한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 ‘깜짝 준우승’을 차지했고, 2020년 2월에는 ISPS 한다 빅오픈에서 2위를 기록하는 등 간간히 나선 LPGA 대회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코로나19 팬데믹 탓에 당초 계획보다 1년 이상 늦게 미국 무대에 도전하게 됐지만 그 아쉬움을 성적으로 털어내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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