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대회 14위→군 입대·울트라마라톤→신기록 우승, ‘황제’ 무너뜨린 ‘새 황제’ 닐스 판데르폴 [베이징올림픽]

입력 2022-02-07 13: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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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여 년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에서는 스벤 크라머(36·네덜란드)가 절대 강자였다. 2010 밴쿠버대회 우승 이후 2014 소치대회, 2018 평창대회까지 3연패를 달성하며 황제로 군림했다. 5000m 3연패는 크라머가 최초였다. 2022 베이징대회 또한 우승이 유력했다.

하지만 그 예상은 빗나갔다. 닐스 판데르폴(26·스웨덴)이 황제의 아성을 무너뜨렸다. 그는 6일(한국시간) 베이징 국립스피드스케이팅오벌에서 열린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에서 6분08초84를 기록하며 1위로 골인했다. 이는 크라머가 4년 전 평창대회에서 작성한 종전 최고 기록(6분09초76)을 0.92초 앞당긴 올림픽 신기록이다. 아울러 조국 스웨덴에 사상 최초의 스피드스케이팅 올림픽 메달을 선사했다. 반면 크라머는 9위에 머물러 4연패의 꿈이 깨졌다.

판데르폴은 평창대회 남자 5000m에서 14위에 머물며 선수생활에 위기를 맞았다. 올림픽 이후 2년 동안 아예 스케이트를 타지 않았다. 대신 1년 간 군대에 입대했다. 이어 울트라마라톤에 전념했다. 그는 “20번의 울트라마라톤에 나갔고, 1000번의 스카이다이빙을 했다. 스노보드도 많이 탔다. 또 자전거로 스웨덴을 일주했다. 마음을 다 잡기 위해 그런 모험을 했고, 그걸 끝까지 견뎌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의 생각도 정리됐다. 스피드스케이팅에 자신의 인생을 걸기로 했다. 그는 “운동선수는 광대와 댄서다. 우리는 연예인이자 누군가의 롤 모델이다. 그건 내가 스포츠를 하는 유일한 합리적인 설명이다”며 복귀 배경을 설명했다.

그의 목표는 뚜렷했다. 정상 정복이다. 그는 지난 2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탔다. 2021년 2월 세계선수권대회 5000m와 1만m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2관왕에 올랐다. 2021~2022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4차 대회에서도 매 대회 금메달을 수확하며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지난해 12월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월드컵 3차 대회 5000m에서는 6분01초56의 세계신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새로운 장거리 스타로 떠오른 판데르폴은 11일 남자 1만m에 출전해 2관왕에 도전한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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