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를 넘은 편파판정과 텃세, 이 정도면 ‘승부조작급’이다.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의 민낯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이번 대회 쇼트트랙에서 중국이 편파판정으로 이득을 본 사례는 큰 틀에서만 2차례 나왔다. 2000m 혼성계주와 남자 1000m에서 중국은 ‘힘 안들이고’ 금메달을 따냈다.
그 과정은 말 그대로 코미디였다. 5일 2000m 혼성계주 준결선에서 중국은 배턴터치 없이 2바퀴를 돌았음에도 실격 판정 없이 결선에 올라 금메달을 차지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규정집에 ‘터치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레이스에 참가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음에도 중국은 어떤 제재도 받지 않았다. 오히려 금메달을 선물 받았다.
7일 벌어진 남자 1000m 준결선에서 석연찮은 판정으로 실격당한 황대헌(강원도청)과 이준서(한국체대)의 사례는 편파판정의 결정제였다. “중국 선수와는 바람만 스쳐도 실격”이라던 쇼트트랙대표팀 최고참 곽윤기(고양시청)의 우려는 현실이었다.
과정도 마치 미리 짜놓은 각본과 같았다. 준준결선에서 피에트로 시겔(이탈리아)의 반칙에 넘어지며 손을 다친 박장혁(스포츠토토)은 하필 ‘중국 선수’인 우다징의 날에 부딪쳐 손가락 위쪽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박장혁은 어드밴스(자동진출)를 얻고도 준결선을 포기(기권)했다. 이로 인해 황대헌은 준결선 1조에서 2명의 중국선수(리원룽, 우다징)를 홀로 상대했고, 기막힌 인코스 추월이 페널티로 둔갑하는 바람에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그 대신 리원룽과 우다징이 나란히 결선행 티켓을 따냈다.
준결선 2조에서 뛴 이준서도 샤오앙 리우(헝가리)의 앞에서 무리하게 진로를 변경했다는 황당한 이유로 실격 당했다. 이 종목 예선에서 이준서의 그림 같은 지그재그 추월에 눈 뜨고 당했던 중국은 강력한 경쟁상대 한 명의 탈락에 속으로 쾌재를 불렀을 것이다.
심판진은 결선에서도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샤올린 산도르 리우(헝가리)에게 2차례 페널티에 따른 옐로카드까지 부과하며 2위 런즈웨이에게 금메달을 안겨줬다. 정작 런즈웨이가 결승선 목전에서 산도르 리우를 잡아챈 장면은 그냥 넘어갔다. 산도르 리우는 링크를 빠져나가며 심판진에게 강력히 항의했지만 요지부동이었다.
쇼트트랙인들도 중국의 편파판정을 확신하고 있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KBS 이정수 해설위원은 “(중국을 제외한) 한국과 다른 나라 선수들, 미디어들이 내일 비행기 타고 돌아가서 밀라노올림픽을 준비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MBC 안상미 해설위원은 “이 정도의 판정은 본 적이 없다. 한두 번의 홈콜은 그럴 수 있지만, 이번에는 작정하고 만들었다. 황당해서 어이가 없다”고 분노했다.
한국 선수단도 7일 남자 1000m 준결선이 끝난 뒤 심판진에게 강력히 항의하고, 국제빙상경기연맹(ISU)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항의 서한을 보냈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도 할 방침이다.
남아있는 쇼트트랙 6개 종목에서도 비슷한 일어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편파판정의 국가에서 또 어떤 시나리오가 만들어질지 흥미로울 뿐이다. ‘눈 뜨고 코 베이징’이라는 유머는 이제 현실이다.
베이징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이번 대회 쇼트트랙에서 중국이 편파판정으로 이득을 본 사례는 큰 틀에서만 2차례 나왔다. 2000m 혼성계주와 남자 1000m에서 중국은 ‘힘 안들이고’ 금메달을 따냈다.
그 과정은 말 그대로 코미디였다. 5일 2000m 혼성계주 준결선에서 중국은 배턴터치 없이 2바퀴를 돌았음에도 실격 판정 없이 결선에 올라 금메달을 차지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규정집에 ‘터치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레이스에 참가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음에도 중국은 어떤 제재도 받지 않았다. 오히려 금메달을 선물 받았다.
7일 벌어진 남자 1000m 준결선에서 석연찮은 판정으로 실격당한 황대헌(강원도청)과 이준서(한국체대)의 사례는 편파판정의 결정제였다. “중국 선수와는 바람만 스쳐도 실격”이라던 쇼트트랙대표팀 최고참 곽윤기(고양시청)의 우려는 현실이었다.
과정도 마치 미리 짜놓은 각본과 같았다. 준준결선에서 피에트로 시겔(이탈리아)의 반칙에 넘어지며 손을 다친 박장혁(스포츠토토)은 하필 ‘중국 선수’인 우다징의 날에 부딪쳐 손가락 위쪽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박장혁은 어드밴스(자동진출)를 얻고도 준결선을 포기(기권)했다. 이로 인해 황대헌은 준결선 1조에서 2명의 중국선수(리원룽, 우다징)를 홀로 상대했고, 기막힌 인코스 추월이 페널티로 둔갑하는 바람에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그 대신 리원룽과 우다징이 나란히 결선행 티켓을 따냈다.
준결선 2조에서 뛴 이준서도 샤오앙 리우(헝가리)의 앞에서 무리하게 진로를 변경했다는 황당한 이유로 실격 당했다. 이 종목 예선에서 이준서의 그림 같은 지그재그 추월에 눈 뜨고 당했던 중국은 강력한 경쟁상대 한 명의 탈락에 속으로 쾌재를 불렀을 것이다.
심판진은 결선에서도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샤올린 산도르 리우(헝가리)에게 2차례 페널티에 따른 옐로카드까지 부과하며 2위 런즈웨이에게 금메달을 안겨줬다. 정작 런즈웨이가 결승선 목전에서 산도르 리우를 잡아챈 장면은 그냥 넘어갔다. 산도르 리우는 링크를 빠져나가며 심판진에게 강력히 항의했지만 요지부동이었다.
쇼트트랙인들도 중국의 편파판정을 확신하고 있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KBS 이정수 해설위원은 “(중국을 제외한) 한국과 다른 나라 선수들, 미디어들이 내일 비행기 타고 돌아가서 밀라노올림픽을 준비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MBC 안상미 해설위원은 “이 정도의 판정은 본 적이 없다. 한두 번의 홈콜은 그럴 수 있지만, 이번에는 작정하고 만들었다. 황당해서 어이가 없다”고 분노했다.
한국 선수단도 7일 남자 1000m 준결선이 끝난 뒤 심판진에게 강력히 항의하고, 국제빙상경기연맹(ISU)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항의 서한을 보냈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도 할 방침이다.
남아있는 쇼트트랙 6개 종목에서도 비슷한 일어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편파판정의 국가에서 또 어떤 시나리오가 만들어질지 흥미로울 뿐이다. ‘눈 뜨고 코 베이징’이라는 유머는 이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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