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경기도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의 2022시즌 첫 스프링캠프에서 LG 함덕주가 런닝을 하고 있다. 이천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지난해 LG 트윈스에서 함덕주(27)는 아픈 손가락이었다. 두산 베어스와 트레이드로 영입한 그가 팔꿈치 통증으로 한 시즌을 어렵게 보내는 사이 LG가 보낸 양석환은 두산에서 맹타를 휘둘렀다. 트레이드의 성패가 한 시즌 성적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라이벌팀간의 트레이드였기에 LG의 내상은 적지 않았다.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2번째 시즌을 준비 중인 함덕주는 이천에서 진행된 1차 스프링캠프에 이어 경남 통영에 차려진 2차 캠프에서 밝은 표정으로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지난해 자신을 괴롭힌 왼쪽 팔꿈치 뼛조각제거수술을 받은 뒤 재활에 집중한 덕분에 3차례의 불펜피칭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하지만 페이스를 최대한 끌어올리지는 않고 있다. 수술을 받은 만큼 코칭스태프와 상의 하에 최대한 서서히 예열하고 있다. 실전등판 일자도 명확하게 정해진 게 없을 정도로 LG 코칭스태프는 함덕주가 오버페이스를 하지 않고 차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시간을 줄 방침이다.
함덕주는 24일 훈련을 마친 뒤 “스무 살 때부터 있던 뼛조각이었다. 지난해 이전까지는 통증이 오면 2, 3일 정도 쉬면 괜찮았고, 계속 공을 던졌다. 그런데 지난해는 달랐다. 약을 먹고 아무리 재활해도 통증이 계속됐다”고 지난 시즌을 돌아왔다. 트레이드 직후 수술을 하는 게 아무래도 팀에 큰 민폐를 끼치는 것 같다는 생각에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그러나 통증은 지속됐고, 결국 수술을 결정했다.
LG 함덕주. 스포츠동아DB
그는 “어렵게 수술을 결정했지만 지금은 공을 던질 때 통증이 전혀 없다. 이전까지는 캐치볼을 할 때도 ‘또 아프면 어쩌지’라는 불안감 같은 게 있었지만 이제는 사라졌다. 다시 새롭게 시작한다는 느낌”이라며 웃었다. 이어 “아직은 100%까지 올린 상황이 아니다. 스피드도 측정해보지 않았다. 지금은 공을 던지는 자체가 즐겁다. 그래서 너무 좋다”고 덧붙였다.
함덕주는 이번 시즌 불펜에서 활약하기로 결정됐다. 새로운 목표는 50경기에 나서 50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것이다. 그는 “그 정도가 최소의 기준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선 그만큼의 성적이 나와야 한다”며 “우리 팀은 필승조, 추격조가 따로 없다. 그만큼 좋은 선수들이 많다. 중요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다”고 밝혔다.
아직 선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는 못했다. 2017년 24경기에 선발등판하는 등 괜찮은 결과를 얻었지만 팀(두산) 사정상 선발과 불펜을 오갔던 것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이 남아있다. 함덕주는 “올해는 아니지만 언젠가 한 번은 다시 선발에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그러나 올해는 주어진 역할에 집중하겠다. 이전처럼 위기 상황에서 등판해 즐기면서 좋은 결과를 얻어내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통영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