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원챔피언십 199에서 전 종합격투기 세계랭킹 2위 아오키 신야를 이긴 추성훈. ONE Championship 제공
추성훈(47)이 2000년대 후반 종합격투기 라이트급 세계 2위 아오키 신야(39)를 이겼다. 세계적인 킥복서였던 마사토(43)는 추성훈의 경기를 리뷰하며 계속 감탄했다.
추성훈은 26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원챔피언십(ONE Championship) 199를 통해 아오키를 2라운드 1분50초 만에 TKO 시켰다. 마사토는 “추성훈은 13㎏을 뺐다고 한다. 체중 감량만으로 매우 놀라운데 체력 소모가 많은 종합격투기 경기에 나가 승리까지 했다. 정말 강한 인간이라는 말밖엔…”이라며 놀라워했다.
마사토는 K-1 MAX(-70㎏)에서 2003·2008년 챔피언, 2004·2007년 8강 토너먼트 준우승 등 킥복싱 황금기 시절 일본을 대표한 슈퍼스타였다. “인간 자체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말은 추성훈이 종합격투기 미들급 세계 TOP10으로 활약할 당시 즐겨 쓴 “유도/한국인은 최고입니다/강합니다”는 표현을 활용한 것이다.
“투기 종목 선수가 체급 경기를 준비하면 몸 안의 수분을 최대한 배출하는 것이 가장 쉽고 일반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한 마사토는 “추성훈은 평소에도 근육이 많다. 아무리 전문적인 스포츠맨이라고 해도 40대 후반, 그것도 (여자보다 체지방이 적은) 남자가 ‘물빼기’ 없이 13㎏을 줄였다. 일반인뿐 아니라 나이가 적지 않은 프로선수도 따라 하면 위험하다”며 경고했다.
추성훈은 8살 어린 아오키와 전성기보다 두 체급을 낮춰 종합격투기 라이트급 데뷔전을 치르는 모험을 감수했다. 마사토는 “힘든 감량 때문에라도 체력적으로 유리할 것이 없는 상황에서 1라운드 5분을 치렀다. 그런데도 지치지 않고 오히려 2라운드가 시작하자마자 무게 중심을 낮췄다”며 놀라워했다.
“물론 자세를 낮추고 다가서면 (타격을 위한) 압박을 가하기가 좀 더 쉬워진다”면서도 마사토는 “그러나 어떻게든 그라운드로 데려가는 것에 능한 아오키를 상대로는 바닥으로 끌려 내려갈 위험 때문에라도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며 추성훈의 대담함에 혀를 내둘렀다.
펀치력은 한창때 미들급보다 2단계 낮은 라이트급에서도 통했다. 마사토는 “아오키는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맞자 추성훈 목을 끌어안으며 맞을 거리를 주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자 추성훈은 오히려 아오키 목을 안고 어퍼컷을 연타했다. 아오키는 추성훈에게 펀치를 허용하자 몸에 제대로 힘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며 분석했다.
추성훈은 기회를 잡았다고 판단하자 소나기 펀치를 퍼부었다. 마사토는 “아오키가 버텨냈다면 아무리 인간 자체가 강한 추성훈이라고 해도 체력이 거의 소모되어 오히려 아슬아슬한 상황에 몰릴 수 있었다. 남을 힘을 다 쏟아내자고 마음먹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정말 좋은 TKO 타이밍이었다”며 승부사 기질에 감탄했다.
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misty8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