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는 시간마다 야구했어요” 결과 중시하던 20살 김진욱, 과정 칭찬한 사령탑

입력 2022-03-30 14: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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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진욱. 스포츠동아DB

롯데 김진욱. 스포츠동아DB

“자기 전까지 야구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앞으로 더 나아가려면….”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20)은 겨우내 사직구장 실내연습장을 자주 찾았다. 비가 와도 섀도피칭을 한 뒤 돌아갔다. 스프링캠프에서 리키 마인홀드, 임경완 투수코치와 보완점을 찾은 뒤에는 야구에 더 몰두했다. 그는 “투구 템포를 더 빨리 가져갈 필요가 있었다”며 “코치님들께서 투구 리듬을 교정해주셨다. 알려주신 덕분에 훨씬 나아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실패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지난해 롯데는 김진욱을 홈 개막전 선발투수로 낙점했다. 당초 계획보다는 이른 시점이었다. 퓨처스(2군)팀에서 자신감을 쌓고 1군 불펜을 거치려 했지만, 모두 건너뛰었다. 결국 선발투수로는 4경기 등판에 그쳤다.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ERA) 10.90, 이닝당 출루허용(WHIP) 1.96. 데뷔하자마자 쓰라린 실패를 맛봤다.

김진욱은 불펜(35경기·4승3패8홀드·ERA 3.49)으로 성공 경험을 쌓으며 2020도쿄올림픽에도 다녀왔지만, 데뷔 초반 겪은 실패의 영향이 오래 지속됐다. 스스로도 “1군에선 결과를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된다. 과정이 아무리 좋아도 결과를 내지 못하면 소용없다”고 강조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 스포츠동아DB

래리 서튼 롯데 감독. 스포츠동아DB


하지만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결과보다 과정을 주시했다. 겨우내 김진욱을 꾸준히 지켜봐온 그는 “신체적으로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스프링캠프에 들어가면서 마인홀드, 임경완 코치와 진행한 투구 리듬 교정도 순조롭게 적응하더라. 시뮬레이션 게임에서도 매번 발전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김진욱이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해줄지 기대된다”며 웃었다.

김진욱은 “지난 비시즌 동안 남는 시간마다 야구했던 것 같다. 자기 전까지 생각하진 않더라도 앞으로 더 나아가려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 늘 고민한다. 감독님께도 궁금한 점을 수시로 물었다. 아마 그런 점들을 좋게 봐주신 게 아닐까”라고 말했다.
좋은 과정은 곧 결과로도 드러났다. 김진욱은 롯데 5선발 후보들 중 가장 돋보이는 숫자를 남겼다. 시범경기 2경기에 등판한 그의 성적은 1승무패, ERA 0.00(8이닝 1실점 0자책점)이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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