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혁(왼쪽), 황선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올댓스포츠

우상혁(왼쪽), 황선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올댓스포츠


올댓스포츠
한국은 지금까지 육상과 수영, 체조 등 ‘기초 종목’의 불모지로 불리며 국제대회에서 열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황영조와 이봉주(이상 마라톤), 박태환(수영), 여서정(체조) 등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선수들이 꾸준히 등장하며 희망을 밝혔다.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와 남자 수영 황선우(19·강원도청)의 최근 활약도 한국 기초 종목의 도약 가능성을 보인 사례라 이들의 등장이 반갑다.

우상혁은 19일(한국시간) 미국 오리건 주 유진 헤이워드 필드에서 열린 2022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35m를 뛰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2020도쿄올림픽에서 2.35m를 넘어서며 한국기록 경신과 동시에 역대 올림픽 최고성적(4위)을 거뒀고, 올해도 2.36m로 한국신기록을 다시 수립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같은 기간 황선우의 역영도 인상 깊었다. 2020도쿄올림픽에서 남자 자유형 100m 준결선에서 47초56의 아시아신기록 수립과 함께 아시아선수의 65년만의 결승 진출을 일궜다. 자유형 200m 예선에서도 1분44초62만에 터치패드를 찍으며 한국기록을 11년 만에 경신했다.

지난달 헝가리 부다페스트 두나 아레나에서 열린 2022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는 한국신기록만 5개를 작성하는 활약을 보였다.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한국신기록(1분44초47)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며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남자 계영 400m(3분15초68)과 혼성 계영 400m(3분29초35)에서도 한국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남자 계영 800m에선 예선(7분08초49)과 결선(7분06초93)에서 잇달아 한국신기록을 수립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우상혁과 황선우 모두 대한육상연맹과 대한수영연맹 차원의 특별 지원을 받은 게 호성적의 원동력으로 지목된다. 우상혁은 지난해 올림픽 이후 육상연맹 TF팀의 도움에 힘입어 겨울철 유럽 전지훈련 및 국제 대회 출전에 나서며 기량을 끌어올렸다. 황선우도 수영연맹 특별전략육성선수단에 포함돼 4월 20일부터 6주간 호주 멜버른에서 이안 포프 멜버른수영클럽 총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성장했다.

한 원로 육상인은 “우상혁과 황선우의 사례는 의지와 재능이 있는 선수에게 연맹 차원의 지원이 더해지면 한국 기초 종목이 도약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며 “다만 대한체육회와 각 종목단체는 과거 소수의 스타에만 의존해 전반적인 수준 향상에 소홀해 온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