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청 탁구단은 15일 전남 강진 제2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강진오픈에서 남녀부 모두 단체전을 석권했다. 지난 21년간 팀을 이끈 이재훈 감독의 시대가 막을 내렸지만 김건섭 감독대행(오른쪽 위) 체제로 나선 첫 대회에서 큰 성과를 거두며 향후 전망을 밝혔다. 사진제공 I 한국실업탁구연맹
안산시청은 15일 전남 강진 제2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강진오픈 여자부 단체전 결승에서 강동구청에 매치스코어 3-0 완승을 거두며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바로 옆 코트에서 열린 남자부 단체전 결승에서도 서울시청을 매치스코어 3-2로 꺾어 기쁨은 두 배였다.
우승과정에서 드러난 김건섭 대행의 모습은 ‘유한 리더십’의 표본이었다. 여자부 단체전 결승 1단식 경기에서 구교진은 박해림에게 첫 두 세트를 모두 내준데다 3세트에서도 0-3으로 끌려가고 있었다. 그러나 김 대행의 작전타임 뒤 평정을 되찾은 그는 3~5세트를 모두 잡아내 역스윕승을 가져오며 우승의 발판을 놨다.
남자부 단체전 결승은 여자부 경기와 동시에 진행돼 김 대행 대신 조지훈 플레잉코치가 벤치에 앉았다. 김 대행은 여자부 경기를 마친 뒤 벤치 뒤편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지만 안산시청은 흔들리지 않았다. 조 코치를 필두로 선수들은 김 대행이 경기 전부터 ‘세기 보단 코스 공략 위주로 나서라’고 강조한 지시를 충실히 이행하며 팀에 우승컵을 가져왔다.
안산시청은 1989년 창단 이후 2001년 이 전 감독이 부임하며 황금기를 열어젖혔다. 지난달 이 전 감독이 정년퇴직 했지만 이번 강진오픈 남녀부 단체전 동반 석권으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으리란 희망을 안겼다.
김 대행을 향한 선수들의 신뢰도 두텁다. 구교진은 “대행님이 1단식 작전 타임 때 텐션을 높이라고 조언해주셨다. 랠리가 장기전으로 가면 내가 유리한데 너무 빨리 승부를 보려한다고 지적해주신 게 승리의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