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속 QS·78일만의 승리…곽빈, 8월 두산 선발진 구세주로 [잠실 스타]

입력 2022-08-21 20: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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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7회말 1사 1, 2루 상황에서 두산 곽빈이 마운드를 내려가기 전 포수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잠실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두산 베어스는 올 시즌 선발진 운용 계획이 틀어진 까닭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선발진의 무게감은 팀의 전력을 가늠할 때 가장 먼저 고려되는 요소다. 시즌 전 구상했던 선발진이 어느 정도만 자기 역할을 해줘도 계산이 서는 운용이 가능하다. 두산은 당초 아리엘 미란다-로버트 스탁-최원준-이영하-곽빈으로 선발진을 꾸렸다. 지난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미란다를 필두로 비교적 안정적인 선발진을 구축했다고 평가받았다.

그러나 미란다가 어깨 부상으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고, 스탁을 비롯한 나머지 투수들의 무게감도 다소 아쉬웠다.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스탁은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가장 많은 71개의 볼넷을 허용중이다. 2019년 17승을 거뒀던 이영하는 좀처럼 기복을 줄이지 못했다. 전반기 내내 선발진의 든든한 한 축이었던 최원준도 최근 슬럼프에 빠지면서 선발진에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이대로 주저앉을 순 없었다. 5강 진입의 희망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구세주가 나타나야 했다. 곽빈(23)이 주인공이었다. 7월 24일 잠실 SSG 랜더스전서 타구에 손을 맞아 12일간 이탈했다가 돌아온 뒤부터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지난 2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하는 등 평균자책점(ERA) 2.08(13이닝 3자책점), 17삼진, 2볼넷의 활약을 펼쳤다. 입단 당시부터 최대 강점으로 꼽혔던 직구 구위가 살아난 덕분이었다.

곽빈은 2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도 존재감을 뽐냈다. 6.1이닝 동안 6안타 2볼넷 6삼진 2실점의 호투로 팀의 4-2 승리를 이끌고 4승(7패)째를 따냈다. 6월 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10경기, 78일만의 승리였다. 최고구속 154㎞의 직구(55개)와 체인지업(25개), 커브(16개), 슬라이더(15개)의 조합으로 3연속경기 QS에도 성공했다. 두산은 전날(20일) 1-6 패배로 2014년 이후 8년 만에 LG전 상대전적 열세를 확정한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씻을 수 있었다.

곽빈은 5~6월 9경기에서 제구 난조로 고전했다. 볼넷을 의식한 탓에 공을 놓는 포인트가 무너졌고, 직구 평균구속도 145㎞ 안팎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꾸준한 연습과 미팅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했고, 7월부터는 시속 150㎞대 평균구속을 회복했다. 삼진(15개)/볼넷(5개) 비율도 크게 개선했다. 변화의 시작점이었다. 볼넷을 두려워하지 않으니 직구 구위도 살아났다. 8월 들어 가장 믿음직한 선발투수로 거듭난 비결이다. 이날은 그토록 목말랐던 승리까지 챙겨 기쁨이 두 배가 됐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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