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구스타보.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전북 구스타보.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06, 2016년에 이어 통산 3번째 아시아 정상을 노리는 K리그1(1부) 전북 현대가 또 한번 클럽 한·일전을 치른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25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에서 J리그 전통의 강호 우라와 레즈와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4강전을 펼친다. 동아시아권역 토너먼트의 결승이기도 하다.

분위기는 좋다. 대구FC와 16강전(2-1), 비셀 고베와 8강전(3-1)을 모두 연장까지 소화하며 지친 것은 사실이나 긍정 요소는 적지 않다. 특히 동남아시아 클럽들을 연파한 우라와보다 어려운 상대들을 만났으나 실력으로 돌파한 데 따른 자신감과 성취감이 엄청나다.

더욱이 고무적인 사실은 ‘폭발한 화력’이다. 핵심선수들이 전부 살아났다. 그 중에서도 ‘삼바 킬러’ 구스타보(28)의 부활이 가장 반갑다.

7월에만 4골·1도움을 올렸던 구스타보는 7월 30일 제주 유나이티드전부터는 리그 5경기에서 거듭 침묵했다. 이번 대회 16강전에서도 고개를 숙였다. 하필이면 같은 포지션의 일류첸코가 FC서울로 이적한 터라 전북 코칭스태프의 속은 타들어갔다. 크게 떨어진 화력을 만회하고자 윙 포워드 송민규를 최전방에 배치하는 긴급 처방까지 내렸으나, 핵심 골잡이의 부활이 더 절실했다.

다행히 구스타보가 살아났다. 정규 90분을 1-1로 비긴 뒤 돌입한 고베전 연장 전반 14분 역전 결승골을 뽑았다. 전매특허인 타점 높은 헤더로 터트린 득점포라 더욱 값졌다. “우리가 좋은 성과를 얻으려면 구스타보가 터져줘야 한다”던 김 감독의 바람이 통했다.

영점 조정에 완벽히 성공한 장신 킬러는 상대 수비진에게는 악몽과 다름없다. 우라와가 앞서 만난 조호르 다룰탁짐(말레이시아)이나 BG빠툼(태국)에는 구스타보와 같은 유형의 스트라이커가 없었다. 알고도 막을 수 없는 위협이 우라와에는 큰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

전북 구스타보.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전북 구스타보.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구스타보가 집중견제를 받아도 해결책은 있다. 전북의 공격 2선도 만만치 않다. 대구전에선 송민규와 공격형 미드필더 김진규가 나란히 골 맛을 봤고, 고베전에선 모 바로우가 구스타보의 도움으로 동점골을 터트린 뒤 ‘토종 윙어’ 문선민도 쐐기골을 뽑았다.

6년만의 ACL 4강 진출에 성공한 전북은 내심 화끈한 돈 잔치도 기대한다. 조별리그를 3승3무로 통과하면서 승리(3만 달러)·무승부(1만 달러) 수당으로만 총 12만 달러(약 1억6000만 원)를 챙겼고, 16강 진출로 10만 달러(약 1억3000만 원)를 추가로 손에 넣었다. 또 8강 진출과 함께 15만 달러(약 2억 원), 4강행으로 25만 달러(약 3억3000만 원)를 보탰다.

우라와를 꺾으면 상금 규모는 훨씬 늘어난다. 서아시아권역 1위와 내년 2월 홈&어웨이로 치를 결승전 티켓을 따내면 최소 200만 달러(약 26억8000만 원·준우승 상금)를 확보한다. 챔피언에 오르면 400만 달러(약 53억7000만 원)를 받는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