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2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 경기가 열렸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롯데 반즈가 5회말 2사 만루 키움 대타 이정후가 2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고척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이정후는 3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홈경기에서 대타로 출전해 2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팀의 6-5 승리에 기여했다. 2연패에서 벗어난 4위 키움은 65승2무51패(승률 0.560)를 기록했다. 이날 우천취소로 쉰 3위 KT 위즈(63승2무49패·승률 0.563)와 경기차도 없앴다. 롯데를 상대로 이달 10~12일 고척 홈경기에서 연달아 진 빚도 갚았다.
이정후는 시즌 150안타를 기록했다. 한 타석이면 충분했다. 경기 전 홍원기 키움 감독은 이날 롯데 선발투수 찰리 반즈를 상대로 12타수 1안타(타율 0.083) 2삼진에 그친 그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으나, 결정적 기회가 오면 대타로 기용하겠다고 공언했다. 홍 감독은 4-1로 앞선 5회말 2사 만루서 그 카드를 꺼냈다. 이정후는 반즈가 내려간 뒤 등판한 이민석을 상대로 2타점 우전적시타를 쳐 홍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6연속시즌 150안타다. 박용택(LG 트윈스·2012~2018년·7연속시즌), 최형우(삼성 라이온즈~KIA 타이거즈·2013~2018년), 손아섭(롯데 자이언츠·2016~2021년·이상 6연속시즌)을 잇는 역대 4번째다. 박용택은 은퇴했고, 최형우는 2019년 137안타에 그친 만큼 올해 NC 다이노스로 이적한 뒤 118안타를 친 손아섭과 함께 이정후는 역대 최다 기록을 향해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이정후는 데뷔 이래 KBO리그의 타격 역사를 꾸준히 경신해왔다. 2017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의 1차지명으로 입단한 뒤에는 시즌 179안타로 신인상을 수상했다. KBO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안타를 친 신인이었다. 지난해에는 타율 0.360으로 데뷔 후 처음 타격 1위에 올랐다. 1994년 아버지 이종범(해태 타이거즈·타율 0.393)이 이룬 업적을 이었다. 40년 KBO리그 역사에서도, 세계 어느 리그에서도 ‘부자 타격왕’은 처음이었다.
기록 행진은 올 시즌에도 계속됐다. 이정후는 지난달 28일 수원 KT전에서 만 23세 11개월 8일의 나이로 통산 747경기 만에 역대 최연소·최소경기 1000안타 대기록을 달성했다. KBO리그 40주년 레전드로 뽑힌 이종범(779경기)과 이승엽(만 25세 8개월 9일)을 동시에 뛰어넘은 날이었다. 그리고 불과 한 달 만에 또 다른 기록을 썼다. 역대 타격 달인들이 만든 계보 꼭대기에 오르는 것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아울러 홍 감독이 이정후에게 꽃다발을 건네는 장면은 이제 아주 흔한 일이 됐다.
고척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