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빼고 다 가진 수아레즈, 역대급 불운 극복한 멘탈도 만점!

입력 2022-10-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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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수아레즈. 스포츠동아DB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투수 앨버트 수아레즈(33)는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안정적 투구를 펼친다. 올 시즌 29경기에 선발등판해 18차례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작성했고, 평균자책점(ERA·2.58)과 탈삼진(155개), 이닝당 출루허용(WHIP·1.19), 피안타율(0.236) 등 대부분의 투수지표에서 상위권을 마크하고 있다. 이 같은 기록만 봐도 안정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위 ‘역대급’ 불운에 시달렸다. 고작 5승(8패)을 거뒀을 뿐이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들 중 가장 적은 수치다. ERA, 탈삼진, 피안타율, 투구이닝, QS, WHIP 등 세부지표에서 톱10에 올라있는 투수임을 고려하면, 믿기 어려운 결과다.

특히 승리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간 경기에서 불펜이 날려먹은 승리가 무려 11차례에 달한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들 가운데 이 정도로 불운한 이는 없다. 불펜이 7차례 승리를 까먹은 에릭 요키시(키움 히어로즈)도 ‘불운의 아이콘’으로 통하는데, 수아레즈는 그보다 더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그 누구도 수아레즈가 ‘좋은 투수’라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세부기록과는 별개로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침착하게 다음 등판을 준비하는 멘탈은 그야말로 ‘일류’라는 평가다.

일반적으로 외국인투수들은 옵션에 따라 수령액이 달라질 수 있기에 본인의 승리에 무척 예민하다. 이로 인해 동료들과 마찰을 빚는 경우도 적지 않다. 수아레즈는 다르다. 본인의 승리와 관계없이 팀 승리에 기뻐하고, 동료들을 챙긴다. 한 번 흔들리더라도 슬럼프가 길지 않아 언제든 믿고 내보낼 수 있다. 실제로 그가 2경기 연속 부진했던 사례는 한 번도 없다. 그만큼 평정심을 유지하며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다는 증거다. 팀이 13연패에 빠졌을 때는 불펜 대기 요청도 기꺼이 받아들였다.

애초부터 적응에는 문제가 없다고 여겼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일본프로야구(야쿠르트 스왈로즈) 무대에서 활약한 까닭에 동양야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계속된 불운에도 평정심을 유지하는 멘탈까지 장착하고 있으니 팀에 불어넣는 긍정적 에너지가 상당하다. 삼성으로선 재계약을 고민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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