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그만하려 했던 한지민, 신하균과 운명 같은 재회 (종합)[BIFF 현장]

입력 2022-10-09 10: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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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그만하려 했던 한지민, 신하균과 운명 같은 재회 (종합)[BIFF 현장]

20여 년 전 연기력 부족을 체감하고 연기를 포기하려 했던 한 드라마 주인공이 당시 상대 배우와 2022년 재회했다. 배우 한지민과 신하균의 이야기다. 이들의 운명 같은 재회의 배경엔 한지민의 노력과 성장이 있었다.

한지민이 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 타워 KNN 시어터에서 진행된 ‘액터스 하우스’를 통해 팬들과 만났다. 학창시절 모델로 데뷔, 2002년 드라마 ‘올인’에서 송혜교 아역을 맡아 배우로 데뷔한 그는 차곡차곡 쌓아온 필모그래미를 돌아보며 솔직한 이야기를 전했다.

한지민은 “데뷔 초반에는 아무 생각 없이 무작정 기회가 오면 작품을 했다. 슬럼프도 겪고 역할의 한계를 겪은 후에는 새로운 것을 찾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첫 드라마 ‘올인’을 회상하며 “송혜교 선배의 어린시절을 연기하며 데뷔했다. 이미지 캐스팅을 하신 것 같다”면서 “연기를 아예 아무것도 몰랐다. 되게 많은 분들이 오디션에 참가했는데 나는 무지한 상태였고 막 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욕심이 없다 보니 긴장도 안 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한지민은 ‘올인’에 이어 MBC 드라마 ‘좋은 사람’에서 무려 주인공 자리를 꿰찼다. 상대 배우는 신하균이었다. 한지민은 “무지했고, 연습도 안 돼 있었다. 나에게 과분한 역할이었다. 선배님에게 죄송한 마음이 컸고 민폐 끼치는 것 같아 그만하려고 했다. 현장에 가면 모든 스태프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몇 번을 다시 촬영했다. 집에 와서 매일 울었다”고 말했다.

돌파구는 ‘주인공 내려놓기’였다. 드라마 ‘대장금’에서 주인공 이영애 친구 신비 역할을 소화한 한지민은 “주인공이 아니라서 좋았다”면서 ‘대장금’을 통해 현장을 조금씩 배워나갔다고 설명했다. 첫 영화 ‘청연’을 계기로 연기를 직업으로 삼아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한지민은 “장진영 선배에게 통신하는 신을 찍고 나서 처음으로 해냈다는 쾌감을 느꼈다. 연기를 하면 앞으로 그런 것을 느끼는 순간이 많아지지 않을까 싶었다”고 밝혔다.

이후로도 한지민은 로맨틱 코미디 이미지와 여성 캐릭터의 한계를 깨기 위해 노력했다. 주인공을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조연에 도전했으며 2018년에는 영화 ‘미쓰백’을 통해 파격적인 연기 변신에도 성공했다. 한지민은 “다들 내가 착한 줄 안다. 착한 역할을 많이 주셨는데 ‘미쓰백’에서 담배 피우는 연기하면서 속이 시원했다. 다른 것을 할 수 있으니까”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연기에 진심인 진짜 배우로 성장한 한지민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티빙 오리지널 ‘욘더’로 방문했다. ‘욘더’는 세상을 떠난 아내로부터 메시지를 받은 남자가 그녀를 만날 수 있는 미지의 공간 ‘욘더’에 초대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죽은 자의 기억으로 만들어진 세계 ‘욘더’를 마주한 다양한 군상을 통해 삶과 죽음, 영원한 행복은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이준익 감독의 첫 번째 휴먼 멜로로 한지민의 상대 배우는 또 신하균이다. ‘좋은사람’ 이후 20여 년 만에 재회한 두 사람이 어떤 열연을 보여줄지 기대가 커지고 있다. 14일 첫 공개.

부산|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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