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단 첫해 가을야구’ 돈 주고도 못 살 자산 얻은 KT 박영현-KIA 김도영

입력 2022-10-13 16: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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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박영현(왼쪽), KIA 김도영. 스포츠동아DB

단기전인 포스트시즌(PS)은 그야말로 전쟁이다. 승패는 한 끗 차이로 갈리지만, 그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특히 최대 2경기로 끝나는 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서 1패는 팀의 한 해 농사를 좌우한다. 출장자 명단을 짤 때 최대한 검증된 카드를 집중 투입하고, 비슷한 기량이라면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의 이름을 올리는 이유다. 그러다 보니 갓 입단한 신인들이 PS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다.


KT 위즈-KIA 타이거즈의 올 시즌 WC 결정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 중 박영현(KT)과 김도영(KIA)이 돋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둘은 나란히 올해 팀의 1차 지명을 받고 데뷔한 신인들이다. 어떻게든 실전 투입이 가능한 선수들로 엔트리를 꾸리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은 데뷔시즌부터 기량을 인정받은 셈이다. 그 자체만으로도 절반 이상의 성공이다.


박영현은 올 시즌 팀 내 4번째로 많은 52경기에 구원등판해 1패2홀드, 평균자책점(ERA) 3.66의 성적을 거뒀다. 탄탄한 마운드가 강점인 KT에서 입단 첫해부터 존재감을 뽐내며 팀에 없어선 안 될 투수로 성장했다.


김도영은 입단 당시 여러 전문가들로부터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평가받았다. 비록 그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103경기에서 타율 0.237(224타수 53안타), 3홈런, 19타점, 출루율 0.312를 기록하며 나름의 몫을 해냈다. 167일의 1군 등록일수(말소 23일)가 그의 경쟁력을 설명한다.


PS에서 선수 활용폭은 제한적이다. 최정예 멤버를 꾸린다고 해도 주전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박영현, 김도영의 WC 결정전 엔트리 등록은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크다. 덕아웃에서 큰 경기의 긴장감과 전력분석 미팅 등의 준비과정을 몸소 체험하고, 나아가 그라운드를 밟아보는 것 자체만으로 성장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사령탑들이 가을야구 무대를 밟은 신인급 선수들에게 “분위기를 느끼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영현과 김도영은 그만큼 값진 자산을 얻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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