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에 FA컵 안긴 ‘슈퍼 킬러’ 조규성, “이제는 카타르다” [사커피플]

입력 2022-11-0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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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조규성. 스포츠동아DB

K리그1(1부) 최고의 킬러 조규성(24·전북 현대)이 폭풍 질주를 시작하자 ‘2022 하나원큐 FA컵’ 결승 2차전이 열린 30일 전주월드컵경기장 함성 데시벨이 높아졌다. FC서울 수비수 김주성이 추격했으나 골대 니어포스트로 향한 날카로운 슛을 막지 못했고, 볼은 골문을 뚫었다. 후반 44분 스코어 3-1, 전북이 통산 5번째 FA컵 우승을 확신하는 순간이었다. 전반 막판에도 2-0 리드를 만든 골을 터트린 그는 FA컵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해 기쁨이 배가 됐다.

2009년 첫 리그 우승을 시작으로 2010년대 ‘절대왕조’를 연 전북은 리그 6연패에는 실패했으나, ‘무관’만큼은 용납할 수 없었다. 결국 시즌 마지막 무대인 FA컵 우승으로 9년 연속 공식대회 우승이라는 값진 기록을 쓰며 자존심을 지켰다. 특히 조규성은 결승 1·2차전 모두 득점하며 에이스의 면모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시즌 페이스가 대단했다. 현역 군인 신분으로 뛴 김천 상무에서 13골·4도움(23경기)을 올린 조규성은 9월 전역 후 전북에 복귀해 8경기에서 4골·1도움을 보태 생애 첫 K리그1 득점왕에 올랐다. FA컵에서도 결정적 한방으로 기대에 부응했다.

전북 조규성. 스포츠동아DB


롤 모델로 삼은 이동국(은퇴)이 광주 상무(현 김천)에서 축구인생을 바꾼 것처럼 조규성도 김천에서 껍질을 깨고 나왔다. 체중과 근육을 늘려 체격을 키우자, 연장전까지 120분을 뛰어도 지치지 않는 체력이 장착됐고 자신감도 한층 높아졌다.

K리그2(2부) FC안양에서 전북으로 이적한 2020시즌을 마친 직후 입대할 때만 해도 ‘전도유망한 차세대 공격수’ 정도로 분류됐으나, 2년이 흐른 지금은 한국축구에 꼭 필요한 슈퍼 골잡이로 자리매김했다.

축구국가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공격 2선과 최전방을 전부 소화할 수 있는 조규성을 주목한 것은 당연했다. 지난해 9월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을 앞두고 처음 태극마크를 단 그는 발탁 초기만 해도 ‘붙박이 주전’ 황의조(올림피아코스)의 서브 옵션에 가까웠지만 지금은 전혀 다른 상황이다.

긴 이적작업으로 인해 프리시즌을 제대로 보내지 못한 황의조의 경기력이 뚝 떨어진 반면 조규성의 감각과 경기력은 절정에 가깝다. 카타르월드컵 본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현 시점에서 대표팀의 주전으로 손색없다는 평가다.

전북 조규성. 스포츠동아DB


A매치 15경기에서 4골을 기록 중인 조규성은 자신감이 넘친다. “누가 보더라도 (황)의조 형이 국내 최고 스트라이커”라며 자세를 낮췄지만, “투입 기회가 주어진다면 좋은 플레이를 할 자신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FA컵 결승을 마친 뒤 짧은 휴식에 나선 조규성은 3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입소한다. 평생 꿈꿔온 월드컵의 마지막 관문이다. 그의 본선 최종엔트리(26명) 승선은 확정적이다. 그런 만큼 지금은 뭔가 더 보여주기보다는 컨디션 유지가 필수다. 들쭉날쭉한 경기력과 주축 상당수의 페이스 저하 등으로 고민하는 ‘벤투호’에서 제 몫을 해낸 조규성은 몹시도 반가운 존재다.

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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