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 이어 또 맞붙는 안우진-김광현, 77.8%를 위한 전쟁

SSG 김광현(왼쪽), 키움 안우진. 스포츠동아DB

자존심을 구겼던 토종 에이스들이 다시 한번 맞붙는다.

키움 히어로즈-SSG 랜더스의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는 7일부터 인천SSG랜더스필드로 다시 장소를 옮겨 펼쳐진다. 나란히 2승2패를 기록 중인 두 팀이 시리즈의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선 반드시 5차전 승리가 필요하다.

승부처임을 잘 알기에 두 팀은 에이스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1일 1차전에 선발로 등판했던 키움 안우진(23)과 SSG 김광현(34)이 다시 한번 선발 맞대결을 벌인다.

결과는 달랐지만, 두 투수 모두 KS에서 에이스다운 투구를 보여주지 못했다. 1차전에서 안우진은 2.2이닝 2실점, 김광현은 5.2이닝 4실점(2자책점)을 기록한 바 있다.

안우진은 부상 때문에 예상보다 일찍 마운드를 내려갔다. 준플레이오프(준PO)부터 오른손 중지에 물집이 생긴 그는 KS 1차전 투구 도중에도 물집 부위의 살이 벗겨져 유니폼에 피를 닦으며 공을 던졌다. 2회말부터 손가락에서 피가 났으나, 이를 참고 투구를 이어나갔다. 그러나 결국 3회말 2사 후 추가 투구가 불가능하다는 코칭스태프의 판단이 내려졌고, 아쉽게 마운드를 내려와야만 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이후 “안우진의 추가 등판은 향후 1~2일 정도 회복 상태를 봐야 알 수 있다”며 복귀에 물음표를 달았다. 하지만 뒤가 없는 끝장승부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결국 홍 감독은 7일 5차전 선발로 안우진을 내세웠다.

김광현은 부상 이슈는 없었으나 1차전에서 키움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지 못해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에도 실패했다. 삼진은 6개나 잡았지만, 볼넷도 3개를 허용하는 등 누상에 자주 주자들을 내보냈다. 김광현이 6회초 2사 후 마운드를 내려간 SSG는 문승원과 김택형의 연이은 호투에도 불구하고 노경은이 0.2이닝 2실점, 숀 모리만도가 1.2이닝 1실점으로 무너져 연장 10회 접전 끝에 1차전을 6-7로 내줘야 했다.

안우진과 김광현 모두 1차전의 아쉬움을 털어내기 위해 5차전에선 혼신의 역투를 펼칠 전망이다. 역대 KS에서 4차전까지 2승2패로 동률을 이룬 경우는 총 9차례였다. 이 가운데 5차전을 잡은 팀이 최종 우승에 도달한 사례가 7번이었다. 비율로는 무려 77.8%에 달한다. 결코 물러설 수 없는 5차전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결국 이들 선발투수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