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동아DB
KBO리그 최후의 무대인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에 임하는 선수들의 긴장감은 엄청나다. 1승의 의미가 정규시즌과는 다르기에 기쁨도 배가된다. 그러다 보니 경기 후 인터뷰는 승자의 기쁨과 패자의 아쉬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자리다.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의 도발도 용인된다.
SSG 랜더스-키움 히어로즈의 올해 KS에서도 사령탑과 선수들의 ‘명언’이 화제를 모았다. 특히 9회말 김강민의 극적인 역전 끝내기 3점홈런으로 SSG가 5-4로 승리한 7일 5차전 직후 양 팀 사령탑과 선수들의 인터뷰는 한마디 한마디가 화제였다. 김강민은 “우리 팀의 기운이 모여서 그런 힘을 낸 것 같다”, “이 큰 무대에서 이렇게나마 후배들에게 힘을 보탤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며 베테랑의 품격을 보였다. 김강민은 경기 직후 본인을 끌어안으려던 김원형 감독에게 “내일 하시죠”라며 끝까지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같은 날 선발등판해 5이닝 4실점으로 다소 아쉬움을 남겼던 SSG 에이스 김광현에게 승리의 기쁨은 상당했다. 경기 후 눈물을 쏟기도 했다. 데뷔 시즌인 2007년과 2008년, 2010년, 2018년 등 4차례 KS 우승을 함께했던 선배 김강민의 활약은 김광현에게도 큰 기쁨이었다. 그는 “기쁨의 눈물이라는 느낌을 받은 게 야구하면서 처음이었다. 그 정도로 극적이었다”며 “(김)강민이 형은 제 마음의 영구결번이다. 그렇게 하고 싶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키움 안우진. 스포츠동아DB
KT 위즈와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부터 15경기를 치른 키움 선수들의 투혼과 동료애는 박수를 받기에 충분하다. 매 경기 총력전을 펼친 홍원기 감독의 지략, 손가락 물집을 이겨내고 호투를 펼친 안우진의 투혼은 팬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KS 5차전에서 김강민에게 끝내기 3점홈런을 맞은 최원태 등 불펜투수들을 치켜세운 홍 감독의 한마디도 팬들의 가슴을 울렸다. “오늘 투수 운영은 최선의 선택이었다. 양현과 김재웅, 최원태가 있었기에 우리가 여기까지 올라왔다.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5일 KS 4차전을 마친 뒤에도 “보이지 않는 투혼을 발휘하는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키움 선수들도 하나로 똘똘 뭉쳤다. 김휘집, 신준우 등 젊은 유격수들의 실책이 부각되자 1루수 김태진은 “내가 송구를 잡았어야 했다”며 짐을 나눴다. 이렇듯 그라운드 뒤편에서 나오는 한마디 한마디는 최고의 무대인 KS를 지켜보는 또 하나의 재미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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