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지옥, 사과 진정성 의문”

입력 2023-01-11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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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MBC 예능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 2주 만인 9일 방송을 재개했다. 사진제공|MBC

의붓딸 성추행 장면 논란 속 방송 재개
출연자들 언급 없이 사과 자막만 띄워
의붓딸 성추행 장면으로 논란이 된 MBC 예능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결혼지옥)이 결방 2주 만에 재개했으나 관련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제작진은 9일 방송을 시작하며 자막을 통해 사과했다. 하지만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박사 등 출연자들은 관련 언급을 일체 하지 않아 비판의 시선을 키웠다. 일부 시청자들은 평소와 다르지 않은 방송을 본 후 사과의 진정성까지 의심하게 된다며 제작진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결혼지옥’은 이날 방송에 앞서 “지난달 19일 방송된 ‘고스톱 부부’ 편에서 시청자들이 우려할 수 있는 장면이 방송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1분간 노출했다. 이후 시댁과 갈등을 겪는 부부의 사연을 다뤘다.

프로그램은 당시 남편을 아동학대로 신고한 재혼가정 사연을 소개하며, 부인의 만류에도 7세 의붓딸에게 과도한 신체 접촉을 하는 장면이 공개돼 논란이 됐다. 이후 경찰이 방송에 출연한 남편을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는 등 파장이 커지면서 2주 동안 방송을 멈췄다.

시청자들은 사회적으로도 파장을 몰고 온 방송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자 냉담한 반응을 드러냈다. 10일 MBC 시청자소통센터에는 “이런 식으로 계속 방송할 것이냐”, “솔루션과 출연자 반응 다 최악이다” 등의 비판을 담은 게시물이 올라왔다. 일부 시청자들은 전문가에 기대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오 박사가 직접 관련 설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청률은 평소 5%대에서 3.9%(닐슨코리아)까지 하락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논란이 무겁고, 전문성이 핵심인 만큼 사과문 게재 등의 통상적인 방식이 시청자에게는 부족하게 다가갈 것”이라며 “재발방지 등의 추가 입장을 통해 신뢰를 되찾을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측도 이날 “관련 민원이 4000여 건 가까이 접수됐다”며 “긴급 심의 여부 등은 따로 논의하지 않고 있으나 순서에 맞춰 조만간 관련 심의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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