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생중계 중 여자 신음소리 ‘발칵’ …BBC “조사 착수” 사과

입력 2023-01-18 11: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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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리 리네커는 스튜디오에 몰래 설치된 휴대전화를 찾아 트위터에 공개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생중계 도중 여성의 신음이 흐르는 방송사고가 난 것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음란한 소음은 누군가 스튜디오에 몰래 숨겨둔 휴대전화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여겨진다.

18일(한국시각) BBC와 AP통신에 따르면 문제의 신음 소리는 울버햄프턴과 리버풀의 FA컵 3라운드(64강전) 재경기가 열린 울버햄프턴의 몰리뉴 스타디움에 차린 BBC 현장 스튜디오에서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게리 리네커가 킥오프 전 폴 인스, 대니 머피 등 선수 출신 해설가들과 함께 경기 전망을 할 때 들리기 시작했다.

리네커는 성적 소음이 더욱 커지자 쓴웃음으로 이 사고를 넘기려 했다. 그러면서 관람석에서 관전 포인트를 짚어 주기 위해 연결이 돼 있던 전 잉글랜드 국가대표 동료 앨런 시어러에게 “누군가가 누군가의 전화로 뭔가를 보내는 것 같다. 집에서 그 소리를 들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기 시작 몇분 후 리네커는 트위터에 테이프가 덕지덕지 붙은 휴대전화를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누군가가 세트 뒤쪽에 이 전화기를 붙인 것 같다. 이 방해 공작은 꽤 재미 있었다"고 적었다.

문제의 상황을 담은 영상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순식간에 퍼졌다.

BBC는 “오늘 저녁 축구 생중계 중 기분이 상한 시청자들에게 사과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BBC 대변인은 이번 사고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방해 공작의 범인은 영국의 악명 높은 유튜버 대니얼 자비스로 여겨진다.

사건이 벌어진 뒤 자비스는 유튜브에 자신이 방송사고를 일으켰다고 주장하는 영상을 몰리뉴 스타디움을 배경으로 찍어 올렸다. 그는 BBC 현장 스튜디오에 숨겨둔 전화를 작동하기 위해 통화를 시도하는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자비스는 지난 10월 크리켓 경기장에 침입해 선수와 충돌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8주, 집행유예에 1년 출국 금지, 재활 프로그램 이수 등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사고뭉치다.

한편, 울버햄프턴은 황희찬이 결장한 가운데 리버풀에 0-1로 져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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