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 노박 조코비치를 젊은 선수들이 못 이기는 5가지 이유

입력 2023-01-31 11:42: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35세의 조코비치가 시즌 첫 메이저대회 호주오픈에서 또 우승했다. 22번째 그랜드슬램 타이틀이다.

내로라하는 ‘젊은 피’들이 도전했지만, 이번에도 모두 나가떨어졌다. 차세대 대표 격인 24세의 스테파노스 치치파스(그리스)가 결승에서 전복을 꿈꿨지만 오는 5월 36세가 되는 조코비치에 단 한 세트도 빼앗지 못 하고 무릎을 꿇었다.

그의 시대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조코비치의 7번의 메이저대회 우승을 도운 고란 이바니세비치 코치는 “2~3년 더는 확실하다”며 “그의 수준은 믿을 수 없을 정도다. 그는 우주에서 왔다. 그의 두뇌는 다르게 작동하고 있다”고 경이를 표했다.

조코비치는 최근 7번의 메이저대회에서 5번 왕좌에 올랐다.

젊은 선수들은 왜 조코비치를 못 꺾는 걸까.

조코비치가 여전히 젊은 선수들에게 난공불락인 이유를 영국 BBC가 5가지로 분석했다. 이를 소개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아우라▽
상대가 조코비치라면 그의 이름에 압도 돼 주눅이 들지 않을 젊은 선수가 얼마나 될까.



지난 4년간 조코비치는 23세 이하 선수와 치른 45번의 경기 중 단 5번만 패했다.

조코비치는 이 기간 동안 7번의 그랜드슬램 결승전 중 6번을 1990년대 출생 선수들과 대결해 승리했다. 러시아의 다닐 메드베데프가 2021년 US 오픈에서 유일한 패배를 안겼다.

치치파스는 조코비치가 젊은 선수들을 압도하는 게 ‘저주’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조코비치와 같은 경쟁자가 있고, 조코비치와 같은 챔피언이 있다는 것은 테니스에 매우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치치파스는 최근 조코비치와 10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다. BBC는 치치파스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다른 문제라면서, 만약 그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는 예외 인 것처럼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호주오픈 8강과 4강에서 각각 조코비치에 완패한 안드레이 루블료프(러시아)와 토미 폴(미국)은 조추첨에서 조코비치와 같은 그룹에 속했을 때 선수들이 느끼는 두려움에 대해 말했다.

루블료프는 16강에서 승리한 후 조코비치가 대진표 반대편 블록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하지만 0-3으로 완패하는 과정에서 점점 더 낙담하는 그의 모습을 보니 웃을 일이 아니었다.

역시 3세트를 내리 패해 결승진출이 좌절된 폴은 “많은 선수가 조코비치의 경기를 존경한다“며 ”아무도 대진표에서 그와 같은 그룹에 묶이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정신력▽
조코비치는 힘든 상황이 닥치면 코트에서 정신력을 발휘한다. 이는 큰 경기의 중요한 순간과 특히 관련이 있으며, 그가 33번의 그랜드슬램 결승전에서 22차례 우승한 핵심 이유다.

이번 호주오픈에서 조코비치는 29차례의 브레이크 포인트 중 23번(결승전 3개 중 2개 포함)을 세이브 했다. 지난 2021년 프랑스오픈 결승전에 이어 이번 호주오픈 결승전에서 또 한 번 조코비치에 막혀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이 좌절된 치치파스는 조코비치에 대해 코트에서 ‘자신의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선수라고 평했다.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조코비치가 경기를 할 때 마다 자신의 집중력을 점점 더 높여줬으며 자신을 훨씬 더 나은 선수로 만들어 줬다는 것이다.

치치파스는 이어 “그와 경기를 할 땐 정말 몰입해야 하고 경기에 전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기술과 전술▽

조코비치는 상대의 게임플랜을 무력화하는 데 탁월하다는 평가다. 상대가 ‘나쁜 경기’를 하도록 만든다는 것.

준결승에서 조코비치의 벽에 막힌 토미 폴은 자신의 전술과 조코비치가 어떻게 그 계획들을 무력화시켰는지에 관해 약간의 통찰력을 제공한다.

폴은 “서브 앤드 발리(강한 서브를 넣은 후 네트로 전진해 발리로 승부를 결정짓는 전술)를 좀 하고 싶었다. 하지만 한 차례도 서브 앤드 발리를 구사하지 못 했다”고 토로했다.

“첫 서브가 성공했을 때 조코비치가 (의도적으로) 베이스라인으로 리턴 하는 것 같았다. 나는 자동으로 수비 태세가 됐다.”

“나는 드롭샷을 놓고 싶었다. 하지만 그가 너무 깊은 곳으로 쳐서 그럴 기회가 없었다.”

“슬라이스로 페이스를 바꾸고 싶었다. 경기 초반 세 번의 슬라이스를 모두 실수했다. 나는 ‘좋아, 백핸드를 치기 시작해야겠어, 슬라이스가 잘 안 되네’'라고 생각했다.”

“그는 자신이 잘하는 것들로 내가 의도한 것들을 다 못하게 했다.”

▽신체▽
조코비치는 오랫동안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가기 위해 10년 전부터 글루텐 프리 식단으로 바꾼 것을 성공의 비결로 자주 언급해 왔다. 그는 ‘비건’(채식주의자)이 아니라고 여기지만 육류, 생선 및 기타 동물성 제품을 먹지 않는다.

요가와 스트레칭을 매일 꾸준히 하는 것도 코트에서 공을 쫓아갈 때 보여주는 놀라운 탄력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는 작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접종을 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면서 “가능한 한 내 몸과 조화를 이루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항상 건강관리, 웰빙, 몸 상태, 영양 문제에 있어 훌륭한 학생이었다”고 덧붙였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회복력▽
조코비치는 왼쪽 햄스트링 부상을 안고 호주오픈을 뛰었다. 이에 이바니세비치 코치는 “다른 선수들 중 97%는 포기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코비치는 “2주 반 전으로 시간을 되돌린다면 다리 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기회가 오지 않을 것 같았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그때는 다음 라운드로 넘어가기 위해 매 경기마다 살아남는 것이 중요했다”라고 덧붙였다.

토미 폴과의 준결승을 앞두고 경기 외적인 악재가 터졌다. 그의 아버지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지자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되었고, 조코비치는 이를 두고 “유쾌하지 않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그는 이런 모든 방해요소들을 뒤로 하고 라파엘 나달(스페인)이 보유한 메이저대회 남자 단식 역대 최다 우승 기록(22회)과 동률을 이뤘다.

조코비치는 “집중력을 잃지 않고 하루하루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엄청난 정신 에너지가 필요했다”라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BBC는 오는 6월 프랑스오픈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 치치파스 같은 차세대 선두 주자들과 15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나달(6월3일 37세가 된다)이 조코비치를 막지 못 한다면 그가 메이저대회 역대 최다 우승자가 된다는 데 배팅하지 않을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