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일 “유년시절 빗물 마시며 허기 달래, ‘더 글로리’ 하도영 표현 고민” (유퀴즈)

입력 2023-02-01 22: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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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일 “유년시절 빗물 마시며 허기 달래, ‘더 글로리’ 하도영 표현 고민” (유퀴즈)

배우 정성일이 힘들었던 유년시절을 돌아봤다.

정성일은 1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더 블럭’에서 유년시절 부모의 부재 아래 할머니와 누나의 손에 컸다고 고백했다. 그는 어머니는 건강상의 이유로 고등학교 3학년 때 재회했으며 자유로운 영혼이었던 아버지는 집에 계시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정성일은 “할머니가 거동이 힘들어지시면서 대소변을 우리가 받아야 했다. 그 당시 누나도 나도 초등학생이었다”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좁은 집에 할머니, 누나와 셋이 살았다. 할머니가 초등학교 6학년 때 돌아가셨다. 엄마를 만나기 전까지는 두 살 밖에 차이나지 않는 누나가 거의 나를 키웠다”고 말했다.

정성일은 힘들었던 시절 일화를 언급했다. 그는 “누나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너무 배가 고팠다. 놀이터 보도블록을 보면 비가 오고 나면 물이 고여 있지 않나. 그 물을 마시려고 모래가 가라앉기까지 기다렸다. 어디 가서 얻어 먹어도 되지만 그것도 한두번이지 않나. 그 물을 마셨다”며 “누나가 ‘미친 놈 아니냐’ ‘나 올 때까지 기다리지’라고 하더라”고 털어놨다. 정성일은 누나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며 “가족들만 챙기다가 자기 인생이 많이 소비된 사람이다. 누나가 없었으면 지금의 나는 당연히 없었을 것이다. 누나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 너무 감사하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20여년 배우 생활을 하면서도 굶주린 시간이 길었다고. 정성일은 “늘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다”면서 우유 배달, 신문 배달, 빌딩 청소도 해봤다. 발레파킹, 대리운전, 카페 아르바이트도 해봤다 밝혔다.

정성일은 “연기를 그만해야겠다고 생각한 적 많았다. 어느 날은 겨울에 너무 추워서 누나에게 ‘동대문 가서 잠바 하나만 사 달라’고 손을 벌렸다. 너무 신 나 있었고 결국 내가 원하는 것을 샀다”면서 “그런데 누나가 ‘너 연기 언제까지 할 거냐. 나는 네가 잘 하는지 모르겠다. 붙들고만 있는 것 같다. 아까 네가 한심해 보였다’고 하더라. 새벽부터 일하는 내 또래 사람들은 치열하게 사는데 그 속에서 옷만 고르고 있는 내 모습이 한심해 보였다고 하더라. ‘누나에게도 인정을 못 받는데 이 일을 하는 게 맞나’ 싶었다. 누나한테 인정받고 싶어서 절실하게 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는 “10년 전에 공연을 정말 열심히 준비해서 누나에게 자신 있어서 보여줬다. ‘이제 조금 연기하네. 계속해라’고 하더라. 그때부터 자신감이 생겼다. 아 내가 연기를 계속해도 되겠구나 싶었다. 캐스팅이 될 때마다 안 믿기더라. 비중도 좀 생기면서 설렜다. 뭐든 오면 또 목숨 걸어야겠다 그랬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공교롭게도 자신에게 날개를 달아준 화제작 ‘더 글로리’ 속 하도영은 정성일과 반대로 부유한 삶을 살아온 인물. 인생에서도 대국에서도 평생 백보다 유리한 흑만 잡고 살아왔던 캐릭터다. 정성일은 “하도영은 어릴 때부터 부유했고 다 가진 사람이지 않나. 감독님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밑바닥에 있었던 내가 이 사람을 이해할 수 있을까 싶었다. 준재벌인 하도영은 상상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었다. 감독님이 여러 자료를 조사해서 접근해보라고 하셨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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