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우린…’ 이동휘 “정은채, 아우라+분위기 대단…재밌게 작업”(종합)[DA:인터뷰]

입력 2023-02-03 12: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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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동휘가 ‘현실 남친’으로 변신했다. 멋지게 꾸민 남자친구가 아닌, 민낯과 더벅머리의 남자친구로 관객들에게 색다른 로맨스를 전달할 예정.

3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에 출연한 배우 이동휘가 기자들과 만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가장 먼저 이동휘는 이번 영화를 본 소감을 묻자 “제 몰골을 보면서 충돌이 있는 것 같다. 캐릭터와 내 자아와의. 준비를 잘 하고 나가야하는 게 배우의 모습일 수도 있는데, 작품의 현실감을 살리려면 그런 걸 포기해야하는 순간이 온다. 특히 이번에 준호 역할을 맡을 때는 그냥 우리가 지나가다가도 볼 수 있고, 주위의 친구가 떠오르게끔 그게 관객과 영화의 거리를 좁히는 장치라고 생각한다. 아직 내 자신이 적응이 안 돼서 내 얼굴이 나올 때마다 이런 실례를 범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든다. 아직 익숙해지지는 않는 것 같다”라며 “이런 역할이 또 있을 수도 있다. 멋있는 느낌을 줘야할 때, 그 작품이 한번 걸려라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동휘는 “스스로 납득이 안 되는 지점이 많았다. 현실을 다큐로 옮긴 게 아니고, 약간의 상상이 들어오게 되면서 관객들에게 그런 경험을 해주는 게 영화라는 생각을 한다. 스스로도 일단 믿지 않으면 넘어가기 힘들다. 어떻게 저렇게 연애를 할까, 어떤 부분이 매력적일까라는 의문을 갖는 친구가 있다. 그런 친구를 잘 연기한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로 받아들이지 않을까라는 도전이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이동휘는 이번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우선 단편을 가지고 확장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첫 번째로는 나는 현실과 비현실의 밸런스가 잘 잡힌, 혹은 너무 현실적이거나 비현실적이지 않은 가운데에서 우리 사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에 관심이 많다. 근데 거기에 더해서, 화실에서 감독님의 이야기가 신선했다. 배우로서 그걸 표현해보면 재밌을 수도 있겠다는 지점도 끌렸다. 약간 평범한 상황 속에, 비현실적인 한 스푼이 들어가는 걸 재밌어하는 편이라 그런 부분에서 끌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동휘는 극중 캐릭터 준호에 대해 “나는 준호라는 인물을 이해할 수 없다. 집에 가만히 있는 스타일도 아니다. 준호를 보면서 정말 이해가 안 갔다. 저렇게까지 하니까 아영(여자친구)이 힘들어할 수밖에 없다고 공감이 갔다”라며 “아영은 정말 ‘보살’이라고 하나, 준호라는 사람은 없어야 한다. 나는 그런 사람을 이해 못하는 타입이다”라고 차이점에 대해 설명했다.

차이점에 이어 캐릭터와 비슷한 부분에 대해 이동휘는 “준호가 일부러 이 상황을 행복하게 받아들이면서 살진 않는다. 나 역시도 데뷔하기 전에 막막함이나 불확실한 상황 때문에 계속 기다리고 도전하는 상황이, 모두가 겪는 과정이다. 상황 자체는 나에게 너무 익숙해서, 연기하기 위해 빨리 끄집어낼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주변에서 들어봄직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는 이번 영화. 이동휘는 “경험하기 힘든 일을 다루는 영화는 아니다. 비이상적인 설정이 과도하게 들어간 장르 영화가 아니라, 서로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내면서 빌드업을 같이 했다. 대부분 비슷한 상황들이 다들 있으셔서, 가장 큰 공통점은 경제적진 뒷받침이 안 될 때 힘들었던 일들은 90% 이상 겪으셨던 일이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소통이 잘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동휘는 앞서 언론시사회를 통해 함께 호흡을 맞춘 정다은에게 사과를 전한 바 있다. 그는 “사과 말고는 드릴 말씀이 없었다. 힘드셨겠다고 촬영하면서 생각도 했었다. 비현실적인 상황을 극적으로 표현하려고 상황이 생겼는데, 그걸 연기하려고 하는 배우들이 힘들었겠다 싶었다. 나도 납득이 안 되는 상황인데 얼마나 힘드셨을까 생각도 들었다”라며 “연애를 하다 보면 전에 만났던 사람과 다른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있다. 준호는 아영과 다른 사람이라는 것에 꽂히지 않았나 싶다. 다시 한 번 미안하다는 마음이다. 내가 상태가 괜찮았으면, ‘그럴 수 있겠다’가 될 텐데 그게 안 된 게 능력 부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동휘는 이번 작품에서 연인으로 호흡을 맞춘 정은채에 대해 “미술관의 초상화에서 나올법한 우아한 자태를 뽐내시는 분이다. 굉장히 오랜 팬으로서 출연작을 봤었다. 실제 아우라나 분위기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이 작품으로 도전하려고, 현실감을 두는 배우를 만나서 많이 깨려고 노력을 해주셔서 재밌게 작업했다. 나는 민속화다. 민속화와 초상화다”라고 비유해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으로 이동휘는 ‘범죄도시4’에 대해 “순탄하게 잘 촬영 중이다. 그래서 머리를 못 자르고 있다. 이번에 작품이 끝나면 시원하게 이발을 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영화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는 사랑하는 사람이 모르는 사람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이동휘, 정은채의 현실 이별 보고서다. 이동휘는 몇 년째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며 여자친구 ‘아영’(정은채 분)의 집에 얹혀사는 불량 남친 ‘준호’를 연기한다. 오는 2월 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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