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vs이수만 퇴진 갈등, 카카오vs하이브 인수 전쟁으로 (종합)[DA:스퀘어]

입력 2023-02-10 14: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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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을 대표하는 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왕좌를 차지할 자, 누가 될 것인가. SM 현재 경영진과 SM 창업주이자 대주주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갈등이 카카오와 하이브의 인수 전쟁으로 확대됐다.

SM과 이수만의 결렬 조짐은 지난해 가을 수면 위로 떠올랐다. SM은 그해 9월 15일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 회사 라이크기획과 프로듀싱 계약 조기 종료를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SM과 프로듀싱 계약을 맺은 라이크기획은 그간 관련 매출의 일정 비율을 인세로 받아온 바.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SM은 라이크기획에 2021년 240억원을, 지난해 상반기 114억원을 인세로 지급했다. SM과 라이크기획의 프로듀싱 계약은 결국 지난해 12월 31일 종료됐다.


● 독점 체제 벗어나…SM, 이수만과 헤어질 결심

이후 SM은 지난달 20일 “주주와 임직원, 모든 이해관계자로부터 신뢰받고 존경받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면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주식회사(이하 얼라인)가 제안한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더불어 멀티 프로듀싱 체제 전환을 공식 선언했으며 본사 및 자회사가 보유한 본업과 무관한 비핵심 자산들을 매각하고 핵심 사업의 성장을 위한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갈라진 틈새로 화염이 솟구친 시발점은 ‘SM 3.0’ 시대의 출발이었다. 이수만이 프로듀싱을 주도한 ‘SM 1.0’, 이수만이 회사와의 계약을 통해 총괄 프로듀서로서 기여하는 동시에 내부 인력을 갖추게 된 ‘SM 2.0’를 넘어 올해부터는 멀티 ‘제작센터/레이블’ 체계와 함께 ‘SM 3.0’의 시작을 알린 것.





● 카카오, 퇴진한 이수만 이어 SM ‘2대 주주’ 등극

SM은 이달 3일 ‘SM 3.0’ 시대의 도래를 알리고 7일 카카오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식화했다. SM은 긴급 이사회를 열고 카카오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약 1119억원 상당의 신주와 1052억원 상당의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의했다. 이를 통해 카카오는 지분 약 9.05%를 확보, 2대 주주로 부상한 가운데 반면 지분 18.46%를 보유한 1대 주주 이수만은 지분율 하락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에 이수만은 급히 귀국, 8일 서울동부지법에 SM을 상대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하며 법적대응에 나섰다. 그는 변호인을 통해 “최대 주주인 내 동의 없이 이뤄진 위법행위”라고 강력 주장했다.

그러던 가운데 9일 오후 “하이브가 SM 지분을 인수한다”는 소문이 확산됐다.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당사는 SM 지분에 대한 공개매수 등 지분 인수와 관련된 사항을 지속해서 검토하고 있다”면서 “본 공시 시점 현재 확정된 사항은 없다. 향후 이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사항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공시했다.

SM은 10일 오전 6시 공동대표이사 및 경영진(센터장 이상 상위직책자 25인) 입장문을 발표하며 “우리는 하이브를 포함한 외부의 모든 적대적 M&A를 반대한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카카오와의 전략적 제휴는 SM 3.0 전략의 실행을 가속화하기 위한 회사의 의사결정에 따른 것으로 최대주주 측이 주장하는 경영권 분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서 SM은 특정 주주 및 세력에 의한 사유화에 반대하며, 건전하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주주 권리 보호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SM은 이수만의 개인회사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상 수익 구조 문제를 재차 언급했다. 이들은 “최대주주 홀로 매년 영업이익의 상당한 부분(2015년부터 2021년까지 최저 27%부터 최고 199%까지)을 수취하는 구조로 인하여 배당 등 주주환원이 진행되지 못했다는 문제제기가 본격화되자, SM 내부에서도 점차 이러한 문제점을 생생하게 깨닫게 됐다. SM과 SM의 아티스트를 누구보다 사랑해주시고 격려해주시는 주주 및 이해관계자들의 적극적 관심과 우려의 목소리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SM 3.0 시대를 통하여 새로운 도약을 시작하겠다. 한 사람에게 모든 권한과 명예가 집중되었던 과거에서 벗어나, 각 분야의 전문가들, 집단 지성이 모여 함께 아티스트를 성장시키고, 그 기쁨과 보상을 함께 나누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 하이브도 ‘숨 참고 지분 다이브’…이수만 지분 받고 단숨에 ‘1대 주주’로

하지만 SM의 입장문이 발표된 지 2시간 만에 하이브가 이수만의 SM 지분 14.8%(352만3420주)를 4228억원에 인수한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SM 지분 9.05%를 확보한 ‘2대 주주’ 카카오를 제치고 단숨에 단독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하이브는 “SM 지배구조 개선 과정에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는 이미 SM 엔터테인먼트와 개인 회사인 라이크기획 간의 계약 해지라는 대승적 결단을 내린 바 있다. 이번 하이브와의 합의 과정에선 라이크기획과 SM엔터테인먼트간 계약 종료일로부터 3년간 일몰조항에 따라 일부 수수료가 이 전 총괄에게 지급되는 내용을, SM엔터테인먼트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차원에서 지급받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개인 차원에서 보유하고 있던 SM엔터테인먼트 관계사들의 지분도 하이브에 양도하여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전폭적으로 협조하기로 했다. 하이브도 관계사 지분 정리를 통한 지배구조 개선에 추가 재원을 투입하면서 화답했다”고 말했다.

하이브는 소액주주 이익 제고에도 나서겠다며 그 일환으로 최대주주 보유 지분 인수가와 동일한 가격에 소액주주의 지분 또한 공개매수키로 했다. 공개매수를 위한 자금조달 등의 제반 절차는 이미 완료됐다.




● 김민종-유영진도 이수만 공개지지…깊어지는 갈등

SM 내분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지난 5일 새벽 전 직원에게 사측을 맹비난하는 이메일을 보낸 김민종에 이어 SM 대표 프로듀서이자 전속이사 유영진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도 이수만을 공개 지지하며 SM의 ‘이수만 배제’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유영진은 10일 오후 “이수만 선생님의 프로듀싱이 없는 SM은 진정한 SM이 아니다”라며 “지난 3일 SM 현재 경영진이 발표한 ‘SM 3.0’ 시대 비전 발표에서 이수만의 프로듀싱이 제외되어 있는 부분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 컨텐츠 제작에서 가장 중요한 프로듀서의 역할이 빠져 있는 것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수만 선생님과 일체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SM 3.0 계획을 발표하고, 이수만 선생님에게 공개적으로 작별인사까지 한 것은 내게 매우 충격적인 일”이라면서 “이수만 선생님의 프로듀싱이 없는 SM은 진정한 SM이 아니다. 나 유영진은 이수만 선생님 곁에서 선생님의 뜻을 따를 것이다. 이성수 대표께도 내가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함께 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입장을 확고히 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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