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WBC’ 앞둔 박병호, 또 한번 ‘드라마틱한 부활’ 알릴까

입력 2023-02-2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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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드라마틱한 부활을 국제무대에서도 보여줄 수 있을까.

3월 개막하는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국가대표팀 내야수 박병호(37·KT 위즈)는 2005년 프로에 데뷔한 베테랑이다. 하지만 WBC 출전은 올해 대회가 처음이다.

2012년부터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두각을 드러냈지만, 2013년 제3회 WBC 때는 1루수 경쟁자인 이승엽, 이대호 등에 밀려 기회를 얻지 못했다. 2017년 제4회 WBC 때는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뛰고 있었던 데다 부상까지 겹치는 바람에 대표팀 합류가 불발됐다.

우리 나이로 38세에 처음 얻은 WBC 출전 기회. 박병호의 마음가짐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더욱이 KBO리그에선 최고의 거포로 군림하며 홈런왕 타이틀을 6차례나 거머쥐었지만, 국가대표로선 그 명성을 잇지 못했다.

박병호가 가장 최근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대회는 2019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다. 당시 대표팀의 중심타자로 활약했는데, 28타수 5안타(타율 0.179)로 부진했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과 소속팀에서 겪은 부진과 부상의 여파로 태극마크를 다시 달 기회는 사라지는 듯했다.

2022시즌 화려하게 부활의 날개를 펼치며 ‘국민거포’의 위용을 되찾은 덕분에 WBC 출전과 명예회복의 기회를 모두 잡았다. 박병호는 2021시즌을 마친 뒤 프리에이전트(FA) 권리를 얻어 키움 히어로즈에서 KT로 둥지를 옮겼다. ‘에이징 커브’를 우려하는 시선이 곳곳에서 날아들었지만, 거포 본능을 되찾아 모두 불식시켰다.

박병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지난 시즌 박병호는 124경기에서 타율 0.275, 35홈런, 98타점, 72득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KT를 가을야구로 인도했다. 2019년(33개) 이후 3년 만에 홈런왕으로도 복귀해 제2의 전성기를 활짝 열었다.

박병호는 공·수에 걸쳐 이번 대표팀의 핵심이다. 대표팀에는 전문 1루수가 박병호와 강백호(KT)뿐인데, 경험 면에서 크게 앞서는 박병호가 주전 1루수를 맡을 공산이 매우 높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장타력까지 갖추고 있는 만큼 중심타선 배치도 유력하다.

반등에 성공한 뒤 첫 번째 WBC 출전 기회까지 잡았다. 국가대표로도 ‘국민거포’다운 맹활약을 펼치며 한국야구의 부활에 앞장선다면, 지난해 박병호가 보여준 드라마틱한 부활은 화룡점정의 진수로 두고두고 기억될 수 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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