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시청률 30% 미달…체면 구긴 KBS 주말극

입력 2023-02-24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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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주말드라마의 성공신화가 깨졌다. 배우 이하나·임주환(왼쪽부터) 주연의 ‘삼남매가 용감하게’가 시청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진제공|KBS

‘현재는 아름다워’ 이어 ‘삼남매가 용감하게’도 인기 뚝

초반 관심 못끌자 막판 막장 투입
“진부한 소재” “개연성 없다” 비판
‘2편 연속 굴욕’ KBS 드라마 처음
OTT 성장속 고정시청층 와르르
KBS 2TV 주말극이 제대로 체면을 구겼다. 최근 막바지에 접어든 ‘삼남매가 용감하게’가 전작인 ‘현재는 아름다워’에 이어 시청률 30%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980년대 이후 두터운 고정 시청층을 쌓아온 KBS 주말극이 두 편 연속으로 30%대 시청률을 넘기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주말극의 하락세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확장으로 인한 방송 환경과 시청 흐름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방송가에도 위기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


●진부한 소재에 막판 ‘무리수’ 비판

지난해 9월 첫 방송한 드라마는 이하나와 김소은, 이유진 등 삼남매가 제각기 꿈과 사랑을 찾는 과정을 그리면서 27%대 시청률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 제작진은 초반에 장녀 이하나와 톱스타이자 장남인 임주환의 로맨스로 첫째들의 고충을 그렸다. 그러다 잔잔한 이야기가 시청자의 관심을 끌지 못하자 최근 시한부, 혼외자 등 ‘막장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였다. 화장품 회사 대표 김승수의 전처가 둘째 김소은과 김승수의 사이를 훼방하기 위해 시한부 환자를 연기하고, 임주환의 사촌형인 민성욱이 임주환에게 혼외자가 있다고 사기극을 펼치는 장면 등이다.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하는 주인공 캐릭터들이 답답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3일 오후까지 실시간 댓글창에는 “갑갑해서 보기 힘들다”, “무리한 전개로 개연성이 사라지면서 이야기가 점점 산으로 간다” 등의 비판 어린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20∼30대인 삼남매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면서 주시청자인 중장년 세대와 접점을 찾는데 실패했고, 진부한 가족 소재를 반복하면서 주말극의 특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고정시청자 무너졌단 증거”


일각에서는 총 51부작인 드라마가 남은 8회 안에 시청률 30%를 넘지 못하거나 근소하게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지난해 9월 종영한 ‘현재는 아름다워’도 29.4%로 막을 내리면서 2015년 ‘파랑새의 집’ 이후 7년 만에 30%의 벽을 못한 주말극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두 드라마는 화제성 조사회사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최근 발표한 ‘2022년 TV화제성 연간 결산’의 드라마 주평균 화제성 부문에서도 50위 밖으로 밀려났다.

23일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주말극이 점차 시청자 관심과 멀어지는 현상은 OTT의 급속한 성장과 OTT를 중심으로 한 시청습관의 변화 등으로 인한 방송가의 위기와 맞닿아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는 ‘콘크리트 시청층’으로 불릴 만큼 탄탄했던 주말극 고정 시청자층이 무너졌다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이 같은 주말극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방송사와 제작사가 주말극에 대한 선입관에 갇히지 말고, 시청자 취향을 폭 넓게 반영한 포맷과 소재를 적극 제작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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