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삽시다’ 박원숙 “파일럿이 100회까지…예능이 적성에 딱!” [인터뷰]

입력 2023-02-27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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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원숙은 KBS 2TV 예능프로그램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 대해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준 고마운 프로그램”이라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포맷의 예능프로그램에 도전해보고 싶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사진제공|KBS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로 제2 전성시대 맞은 배우 박원숙

2회짜리 파일럿에서 100회 돌파
친한동료끼리 살고 싶다 꿈 이뤄
싸웠다, 화해했다…그게 사는 맛
‘새로운 가족 형태’ 평가 뿌듯하죠
언젠간 다양한 세대 코칭 프로 꿈
배우 박원숙(74). 1970년 MBC 2기 공채로 데뷔해 53년간 안방극장을 누비면서 ‘천의 얼굴’로 살아왔다. 악독한 시어머니부터 인자한 재벌가 사모님까지 안 해본 역할이 없을 정도다. 보여줄 새 얼굴이 더 남아 있을까 싶은 순간, 그가 내놓은 프로그램이 바로 KBS 2TV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이다.

70대를 코앞에 둔 2017년 10월, 예능 주인공으로 과감하게 나선 그는 발랄하고 속정 깊은 매력을 앞세워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6∼7%대까지 끌어올리며 인기 반열에 올려놓았다. 6년 동안 세 시즌을 이어오면서 14일에는 마침내 100회도 맞이했다.

최근 경기 고양시 한 카페에서 만난 박원숙은 “어느 구름에 비 들었는지 모른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 2회짜리 파일럿이 100회를 넘길 줄 누가 알았겠느냐”면서 “방송으로 진정한 나를 보여준 덕분에 젊은 친구들까지 나를 ‘왕언니’, ‘왕누나’로 불러줘서 기쁘고 고맙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때로는 싸우기도 해야 가족”

그는 프로그램을 통해 김청, 문숙, 김영란, 박준금 등 후배들과 함께 오순도순 살아가는 일상을 공개했다. 최근에는 가수 혜은이, 배우 안소영, 안문숙과 경북 포항에서 한 달에 두 번 정도 만나 촬영하고 있다.

“친한 동료들과 다 함께 살면 좋겠다고 내내 생각만 해오다 방송으로 꿈을 실현했죠. 새로운 가족 형태를 제시했단 평가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물론 우리도 때때로 서로 토라지고 싸울 때도 있어요. 그거야말로 진짜 ‘같이 사는 모습’ 아니에요? 그렇게 꾸밈없는 일상을 보여주니 시청자들이 ‘꼭 우리 언니 같네’, ‘내 동생과 똑같다’며 공감해줍디다. 한때 내로라하는 스타들도 사는 건 다 똑같아요. 하하!”

동생들 사이에서는 “누구의 편도 들지 않는, 공정한 큰언니”로 불린다. 박원숙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대하자는 신조는 배우로서도 평생 지켜왔다”면서 “그 태도가 프로그램을 지켜온 비결이 아닐까 한다”고 돌이켰다.

“주병진 씨가 제게 ‘리더십이 있다’고 칭찬해주더군요. 사람들도 친근하고 발랄한 내 모습이 새롭고 좋대요. 나이가 들어가면서 중심에서 조금씩 비켜가는 기분이 든 게 사실이에요. 그런데 ‘같이 삽시다’를 하면서 사람들이 인간 박원숙을 좋아해주는 걸 보니 자연스럽게 자존감이 올라가요. 남해까지 내려와 출연을 설득해준 제작진에 참 고맙죠.”


●“새로운 포맷에도 도전할래요!”

박원숙은 “가족이 모두 웃긴 DNA를 가져서인지 데뷔 무렵부터 분장실에서 가장 웃긴 사람으로 통할 만큼 평생 ‘분위기 메이커’로 살았다”고 말했다. 그의 톡톡 튀는 에너지 덕분에 배우 최불암, 가수 진성 등 수많은 스타들이 인생 이야기를 털어놓고 갔다.

“출연자 모두가 ‘나 왜 이런 얘기까지 하고 갔지?’라며 깜짝 놀라요. 제작진 말로는 제가 공감 능력이 좋대요. 저는 모든 사람들과 ‘찐’으로 대화해요. 친구로서, 엄마로서, 이모로서 하나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서 더 기를 쓰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거예요. 그게 주변을 편안하게 만드나 봐요.”

자연스럽게 그 또한 카메라 앞에서 두 번의 이혼, 2003년 세상을 떠난 하나뿐인 아들의 이야기 등을 풀어놓았다.

“앞서 연기한 수많은 캐릭터와 직접 겪은 사랑, 아픔들이 켜켜이 쌓여서 사람들의 공감을 더 깊게 끌어내는 것 같아요. 친동생들은 가끔 ‘왜 그런 얘기까지 해’라며 타박하지만, 평생을 솔직하게 살아왔으니 어쩔 수 없지요.”

요즘엔 SBS플러스 ‘나는 솔로’부터 채널A ‘고두심이 좋아서’까지, 안 보는 예능프로그램이 없다. “시즌10까지 달리기 위한 큰 그림”이라고 한다.

“언젠가는 자식, 손자들과 소통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다양한 세대를 코칭해주는 프로그램을 내놓고 싶어요. 벌써 이렇게 새 아이디어가 샘솟는데 어쩌죠? 하하하!”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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