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비’ 이성민 “잇따른 노인 캐릭터, 겹쳐 보일까봐 우려” [인터뷰]

입력 2023-02-28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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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민은 “이제는 나이 대에 맞는 캐릭터를 더 많이 맡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 ‘대외비’로 세번째 환상의 호흡…배우 이성민과 조진웅
배우 이성민(55)과 조진웅(47)이 영화 ‘대외비’(감독 이원태·제작 트윈필름·비에이엔터테인먼트)로 다시 만났다. 앞서 ‘군도: 민란의 시대’, ‘보안관’, ‘공작’ 등 벌써 세 작품을 통해 환상의 호흡을 펼친 두 사람은 1일 개봉하는 영화에서 앞선 작품들과 또 다른 브로맨스를 선보인다. 영화는 1992년 부산을 배경으로 만년 국회의원 후보 해웅(조진웅)과 정치판 숨은 실세 순태(이성민)가 대외비 문서를 두고 벌이는 정치 싸움을 담는다. 두 사람은 권력을 손에 쥐기 위해 연합과 대립을 반복하는 치열하게 수싸움을 벌인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이성민은 “조진웅의 연기는 늘 나를 설레게 만든다”며 “가는 나일론 줄 같은 나와 달리 굵은 동아줄 같은 단단한 연기를 하는 조진웅의 연기가 부럽다”고 칭찬했고, 조진웅은 “나야말로 늘 형님의 연기를 보며 감탄했다”고 웃었다.


●이성민

‘리멤버’ 80대 노인 캐릭터 고생
그래서 그런지 이질감은 없어요


이 정도 되면 ‘노인 특화’ 배우다. 이성민은 80대 노인을 연기한 ‘리멤버’와 재벌 1세 진양철 회장을 연기한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 이어 또 다시 노인 캐릭터를 선보인다. ‘신들린 연기’ 덕분에 어색함이나 이질감이 없다. 하지만 드라마 종영 두 달여 만에 개봉하는 ‘대외비’ 속 캐릭터가 진양철 회장과 겹쳐 보이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고 솔직히 말했다.

“‘대외비’가 ‘재벌집 막내아들’ 보다 먼저 촬영을 끝낸 작품이에요. 이번엔 처음부터 노인으로 설정된 진양철 회장과 달라 의식하고 연기하지 않았어요. 정치판의 노련하고 연륜 있는 비선실세 역할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령대를 조금 올린 거라 생각했죠. ‘리멤버’ 촬영 때는 노인 연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그때 고생해서 그런지 이후 ‘재벌집 막내아들’에서는 큰 어려움이 없었죠.”

이성민은 당분간 실제 나이보다 높은 연령대의 캐릭터는 선택하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나이가 많은 캐릭터보다 젊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어렵다는 걸 실감해서다. 그는 “이제는 내 나이 대에 맞는 캐릭터를 더 많이 맡고 싶다”고 말했다.

종영 이후에도 ‘재벌집 막내아들’의 인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그는 “그 인기 벌써 다 식었다”며 쑥스러워 하면서도 아직도 주변에서 자신을 “회장님”이라고 부른다며 웃었다.

“예전에는 배우 이성민과 평범한 이성민을 구분하려고 했어요. 누가 저를 작품 속 캐릭터로 보는 게 싫었어요. 철저하게 구분시키려 버둥거렸죠. 누가 캐릭터 이름으로 부르면 짜증을 내기도 했어요. 가족들에게 야단도 많이 맞았죠. 그런데 나이가 들다보니 점점 받아들이게 됐어요. 요새 주변에서 ‘화장님’이라고 불러도 그러려니 하죠. 하하.”

하지만 “연기하는 내 모습”을 보는 건 여전히 부끄럽다고 말한다. 출연작도 잘 보지 못한다는 그는 ‘재벌집 막내아들’ 역시 단 한 번도 본방송으로 챙겨본 적이 없다.

“내 연기를 보면 남들은 모르지만 내 눈에는 부족한 게 너무 잘 보이거든요. 그래도 옛날 작품들은 살짝 보면 잘했다 싶기도 하더라고요. 최근에 유튜브에서 ‘미생’을 봤는데, ‘어? 나 좀 잘했네?’ 싶더라고요. 하하.”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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