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쑥쑥 오르는 ‘틸트각’ 살펴라

입력 2023-03-02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미사리경정장에서 선수들이 턴마크를 돌며 경합을 벌이고 있다.

경정 모터를 보트에 장착하는 각도
미세한 조정 통해 최적의 성능 발휘
경정 모터의 성능은 입상 여부를 추리하는 데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 모터의 성능을 파악하도록 제공하는 정보 중 하나로 틸트각이 있다.

틸트각은 배정받은 모터를 보트에 장착하는 각도다. 경주 전 소개항주 시 모니터에 출전 선수의 정보와 함께 틸트각의 각도를 공개한다. 선수들은 지정연습 시 수면 상태와 배정받은 모터의 성능을 파악하고 출전 코스를 염두에 두며 틸트각을 결정한다. 이때 미세한 각도 조정을 통해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장착한다.

어떤 각도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직선 활주에서의 가속력과 선회 때 받쳐주는 파워가 달라질 수 있다. 경주 출주 전에 장착각도를 신고하고 나서는데 모터 특성에 따라 -0.5도, 0도, +0.5도, +1.0도, +1.5도의 5단계 중 하나를 결정해 변경한다.

보통 모터를 보트에 평행하게 장착할 때 각도가 78도다. 여기서 +0.5를 사용하면 78.5도가 되고 -0.5를 사용하면 77.5도가 된다. 틸트각을 ±0.5도 조정하면 모터는 수면으로부터 2mm 올라가거나 내려간다. 이 2mm가 경주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틸트각이 ‘+’가 되면 보트 후미를 수면 아래로 누르는 힘이 커진다. 보트의 앞부분이 들리게 되고 바닥이 수면에 닿는 면적이 줄어 마찰력이 감소해 직선 시속이 좋아진다. 반대로 틸트각이 ‘-’면 보트 앞부분이 내려가 수면과 닿는 면적이 넓어져 전체적인 마찰력이 증가한다. 직선에서는 속도가 다소 줄어들 수 있으나 선회에서 보트를 제어하는 안정감은 좋아진다. 그래서 경주 스타일이나 모터의 기력에 따라 틸트각을 다르게 조정한다. 가속력이 부족하다 싶으면 틸트각을 올리고 반대로 선회가 불안하면 틸트각을 내리는 것이 정석이다.

지난 8회차 이용세가 좋은 예이다. 그는 올 시즌 계속해서 틸트각을 +1.0도로 고수했으나 8회차에 갑자기 +1.5도로 올렸다. 직선 가속력이 부족한 3번 모터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변경 이후 극적인 소개항주의 기록 변화는 없었으나 경주가 거듭될수록 성적은 올라갔다. 1일차 첫 출전인 5경주에서는 4착이었으나 이어진 13경주 5코스에서는 2착으로 올라섰다. 그리고 2일차 8경주 1코스에서는 우승을 기록했다.

임병준 쾌속정 팀장은 “전체적인 모터 세팅에 있어 틸트각이 어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변화를 줬다고 모터 기력이 크게 바뀐다고 판단하는 것은 안된다”며 “참고자료로 활용할 가치는 충분하나 더 결정적으로 성능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러 요소가 있는 만큼 전체적인 분석을 통해 가능성을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