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진 “10년째 신인, 히트곡 내고야 말겠다” [DA:인터뷰]

입력 2023-03-04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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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구의 신’ 박서진이 데뷔 10주년에도 자신을 ‘신인’이라고 하며, ‘대표곡’에 대한 열망을 나타냈다.

박서진은 새 미니 앨범 [춘몽] 발매 기념 인터뷰에서 “올해 데뷔 10주년이다.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 10주년에 정경천 작곡가, 가황 나훈아의 곡으로 앨범을 내고 TV조선 ‘미스터트롯2’로 박서진이라는 이름을 새롭게 알릴 기회가 생겼다. 출발이 좋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지난 3일 발매된 [춘몽]의 타이틀곡 '지나야'는 나훈아가 작사하고 정경천이 작곡 및 편곡한 곡이다. 2020년 가수 진성이 발표한 앨범의 수록곡이기도 한 '지나야'가 박서진 스타일에 맞게 재탄생했다. 여전히 가슴에 남아 있는 연인에 대한 마음을 나훈아 특유의 솔직한 방식으로 표현한 가사가 돋보인다. 새 앨범에는 덧없는 인생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춘몽', 살아가면서 자존심과 욕심 때문에 소중한 인연을 놓치고 후회해도 다 잊고 잘 살자는 메시지를 담은 '헛살았네' 등 6곡이 수록됐다.

박서진은 “트로트 가수라면, 더욱이 신인에게는 정경천, 나훈아의 작품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우상의 곡을 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라고 감사함을 전했다.

“(데뷔한지 10년이 됐지만) 아직 신인이다. 히트곡이 나올 때까지 신인이다. ‘박서진’ 하면 떠오르는 노래가 없지 않나. 군대에 가기 전, 꼭 전국민이 아는 히트곡, 마이크를 객석에 넘기면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를 만들고 싶다. 히트곡이 없으면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불안함이 늘 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앨범 준비는 TV조선 예능 ‘미스터트롯2’ 탈락 이후부터였다고. 그는 “정경천 작곡가에게 연락이 왔다. 나훈아의 '어매' 무대를 보고 ‘그런 노래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하셨다”라며 “2월에 곡을 받았고 앨범 콘셉트까지 착착 진행이 됐다. 대중적인 노래라 듣자마자 ‘하겠다’ 했다”라고 제작 비화를 들려줬다.

이어 “나훈아를 직접 만나진 못했지만 ‘의도한 바를 딱 집어서 노래했다’는 칭찬을 받으면 기분이 좋을 것 같고 오히려 단점, 고칠 점을 말씀해주시면 더 영광일 것”이라며 “수록 곡 중 하나라도 빛을 보면 좋겠다. 노래방에서, KBS ‘전국노래자랑’에서 1개 노래라도 나오면 성공한 것이다. 주어진 지금 일에 최선을 다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21세에 장구를 처음 접하면서 예명을 쓰기 시작한 때를 첫 번째 터닝 포인트로 언급했고, 이번 ‘미스터트롯2’ 참가를 두 번째 전환점으로 꼽았다.

“그동안은 대회에 나가기 위해 준비를 했다면 이번에는 비로소 출발대에 선 느낌이다. 박서진이라는 이름을 알리려고 ‘미스터트롯2’에 출연했다. 내가 대중적인 가수는 아니지 않나. 행사장에 가면 ‘장구 치는 걔’로 불렸다. 의외로 보이는 모습과 달리 조바심을 많이 느끼는 편이다. 부모가 더 나이 드시기 전에 아들이 가수로 성공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시간이 없다.”

참가자 안성훈과의 경쟁에서 탈락했다. 투표 순위가 상위권이었기에 팬들은 ‘제작진이 박서진을 일부러 죽이려고 한다’며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관련해 박서진은 “제작 상황에 필요한 편집점이 있을 텐데 내 리액션 등이 방송에 쓰기엔 부족한 부분이 있었을 것 같다. 오히려 나는 ‘미스터트롯’ 덕분에 살았다”라고 제작진을 향한 마음도 잊지 않았다. 또, “탈락을 예상하고 무대를 준비했었고 무사히 잘 마쳐 만족스러웠다. 투표 순위 1위 결과는 정말 감사한 일이다. 팬들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한 순위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댓글을 보니, 팬들이 악플러들과 싸우고 있더라. 팬들이 상처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애교 있는 팬서비스도 부끄러워서 잘 못하는 편이라 팬들은 늘 목말라 한다. 하지만 어찌보면 내 팬들은 온전히 나의 음악만을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장작에 비유하자면 꺼지지 않고 오래 사랑의 온도를 유지하는 분들이다.”

이런 팬들 앞에서, 장구 없이 노래를 한다는 건 그에게 어떤 의미일까? 박서진은 “나의 모든 걸,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의미다. ‘미스터트롯2’에서도 벌벌 떨면서 노래를 했는데 좋은 반응이 많았다. ‘장구 치는 모습에 가려져 있었다’는 반응에 용기를 얻었다”라고 답했다.

그렇다고 이제 ‘장구를 놓겠다’는 건 아니다. 박서진은 “자기 칭찬일 수도 있지만, 트로트 가수 중 손에 꼽는 독보적인 수식어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라이벌은 없다. 장구가 박서진이라는 이름을 알린 시발점이라 앞으로도 장구와 함께 할 것”이라고 했다.

오는 5일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진행되는 단독 콘서트 '박서진 쇼(Show)'에서도 장구 무대를 볼 수 있다.

“일부러 ‘미스터트롯2’ 종영 전에 공연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는데 아니다. 대관이 5일밖에는 안 되더라. 이번 공연에서는 팬들이 또 보고 싶어 할 무대 그리고 방송에서 한 무대를 비롯해 신곡 무대, 관객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무대를 준비했다.”

"뉴진스의 ‘Hype boy(하입보이)’ 춤 챌린지 영상은 봤지만, 절대 무대에서 할 생각이 없다"는 박서진은 “심각한 몸치다. 의지는 있는데 몸이 안 따라준다. ’미스터트롯2‘ 춤 선생님도 나를 포기할 정도였다”라며 “사실 내가 아는 아이돌 가수는 소녀시대, 원더걸스에 멈춰있다. 오직 트로트 장르만 듣는 편이긴 하다”라고 뚝심을 드러냈다.

“트로트계를 굳건하게 지키겠다. 트로트만 해야 하는 운명인 것 같다. ‘장구의 신’ 말고 추가하고 싶은 수식어는 ‘알고 보니 트로트 요리사’다. 트로트를 맛있게 잘 부른다는 의미로 떠올려봤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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