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장시환.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안 좋은 기록이 있어서…(웃음).”
한화 이글스 우완투수 장시환(37)에게 창피함은 없었다. 오히려 웃음과 함께 본인이 먼저 썩 내키지 않는 주제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장시환은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 중인 팀의 2차 스프링캠프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2차 캠프에서 시속 150㎞의 빠른 공을 던진 그는 “최근 수년 사이 중에 몸 상태가 현재 가장 좋다”고 자신했다.
장시환은 현재 KBO리그 최다연패 타이기록 보유자다. 2020년 9월 27일 NC 다이노스전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18연패를 기록해 심수창(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과 공동 1위다.
지난해 그는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해 불펜에서 전천후 활약을 펼쳤다. 최하위 팀에서 불펜투수로 전천후 활약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패전이 쌓일 확률이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베테랑 투수에게는 썩 내키지 않는 타이틀이 돌아왔지만, 그는 오히려 스스로 먼저 연패 얘기를 꺼냈다.
장시환은 새 시즌 보직과 관련한 질문에 “내게 보직은 이제 정말 의미가 없다. 어떤 자리에 가든 내 공을 던져 팀 승리에 기여할 뿐이다. 안 좋은 기록을 이어가고 있어서 조금 신경 쓰이기는 한데, 그래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웃었다.

한화 장시환.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본인이 먼저 연패 얘기를 꺼낸 데는 분명 의도가 있었다. 정우람(38)에 이어 어느새 팀 내 2번째 고참이 된 베테랑 투수다. 스스로 연패 기록에 신경을 쓰면 후배들은 그의 등판 때마다 오히려 더 의욕이 앞설 수 있다. 혹시 모를 후배들의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해 본인부터 의연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마무리투수는 현재 장시환과 김범수를 놓고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장시환이 마무리를 맡게 된다면 좋은 투구로 세이브를 쌓을 수 있다. 하지만 세이브는 연승·연패와는 무관한 기록이다. 연패를 끊으려면 승리만이 필요하기 때문에 세이브는 개인적 불명예 탈출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는 “(마무리투수로) 동점 상황에서 올라갈 수도 있지 않나(웃음)”라며 시종일관 밝은 표정을 지었다.
연패 탈출의 열쇠는 결국 장시환 본인에게 있다. 지금의 구위를 살려 제 몫을 한다면, 최소한 패전 숫자는 더 늘지 않는다. 나머지는 팀원들의 몫이다. 팀을 먼저 생각하며 다시 한 번 더 ‘마당쇠’ 역할을 자처한 베테랑 투수가 팀은 물론 자신의 승리까지 부를 수 있을까.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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