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글로벌 광폭 행보…유럽 3개국 방문, 경제협력·ESG 지형 넓혔다

입력 2023-03-06 11: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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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이 2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풍력터빈 제조 세계 1위 기업인 베스타스의 헨릭 앤더슨 CEO를 만나 사업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제공|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통령 특사로 유럽 3개국(스페인·덴마크·포르투갈)을 방문했다. 각국 주요 기업인과 잇달아 만나 사업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글로벌 광폭 경영 행보를 이어갔다. 최 회장은 2월 28일부터 3월 5일까지 특사 자격으로 3개국 총리 등 정부 관계자를 만나 2030부산세계박람회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아울러 이번 출장이 신재생에너지 강국 방문인 점을 고려해 비즈니스 미팅의 초점을 맞췄다. 덴마크 풍력터빈 제조 세계 1위 기업 베스타스, 세계 최대 그린에너지 투자운용사 CIP, 포르투갈의 에너지 종합기업 갈프 등 각국 에너지 분야 주요 기업과의 회동에 중점을 두었다. 이를 통해 경제 확대의 첨병 역할까지 수행했다. 이는 기후위기 대응, 탄소중립과 같은 인류 공동의 과제에 해결책을 제시하는 플랫폼이 되려는 부산엑스포의 비전과도 연결되는 활동이다.

또한 SK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그린 사업으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위한 글로벌 협력 방안 모색의 일환이기도 하다. 재계에서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자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 그리고 SK그룹 회장이라는 3개의 직책을 겸하고 있는 최 회장이 이번 출장을 통해 ‘세 마리 토끼’를 잡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덴마크 친환경 에너지 기업과 연쇄 회동

최 회장은 2일(현지시간) 풍력터빈 제조 세계 1위 기업인 덴마크 베스타스의 헨릭 앤더슨 CEO를 만나 해상풍력은 물론 수전해기술을 통한 그린수소 개발 및 판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파트너십 강화를 제안했다.

헨릭 앤더슨 CEO는 “SK와의 해상풍력 분야 협력을 진전시키는 한편 향후 그린수소 개발 및 친환경 전기 기반의 전기차 충전시설 등 새로운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도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베스타스는 1월 다보스 포럼 당시 한국 내 3억 달러(약 3900억 원) 규모의 풍력터빈 생산공장 투자 및 아시아·태평양 지역 본부의 한국 이전 등을 발표한 바 있다.

이어 최 회장은 같은 날 세계 최대 그린에너지 투자운용사 CIP의 야콥 폴슨 CEO와도 만나 해상풍력,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수소, 소형모듈원전(SMR) 등 친환경 에너지 전반에 걸친 협력방안도 논의했다. CIP 측은 전남 신안 해상풍력 단지 공동 개발은 물론, 나아가 부유식 해상풍력, 그린수소 개발 등에서의 공동투자 및 개발에 관심을 보였다.

또, CIP가 덴마크 정부와 함께 북해 지역에 추진 중인 복합 신재생에너지 시설인 인공섬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이에 대한 SK 및 한국과의 공조를 제안하기도 했다.

덴마크에서의 비즈니스 미팅에 대해 SK 관계자는 “한국과 덴마크 정부간 구축된 ‘녹색성장동맹’의 기반 위에 기업 차원의 파트너십을 구축함으로써 해상풍력, 수소, ESS, 배터리 등 그린 밸류체인 전반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양국이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이 2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세계 최대 그린에너지 투자운용사 CIP의 야콥 폴슨 CEO(왼쪽 가운데)를 만나 친환경 에너지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제공|SK



●포르투갈과 스페인에서도 종횡무진

최 회장은 3일 포르투갈 에너지 종합기업 갈프의 필리페 시우바 CEO와 면담을 가졌다.

최 회장은 갈프가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사업을 전환하고 있다는 점이 SK그룹과 유사하다고 평가하며, 배터리, 수소, SMR 등 신재생에너지 및 순환경제 전반에서 협력 기회를 발굴해 가자고 제안했다.

필리페 시우바 CEO도 갈프가 SK와 유사한 사업 플랫폼 및 포트폴리오 전환 전략을 갖고 있다는 점에 공감했으며, 양사는 향후 SK와 해상풍력, 리튬 정제, 바이오 연료 개발, EV 충전시설 등으로 협력 범위를 지속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SK 관계자는 “한국과 포르투갈의 최대 에너지 기업간 최고위급 면담이 이뤄짐으로써 양국의 에너지 전환과 녹색성장 비전을 민간 차원에서 선도하며 경제협력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전했다.

한편, 최 회장은 1일 스페인 방문 시에도 레예스 마로토 산업통상관광부 장관과 만나 양국의 경제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번 3개국 방문 성과에 대해 SK 관계자는 “기업인이 특사 역할을 맡게 되어 엑스포 유치 지원을 계기로 유럽과의 구체적인 경제협력 논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며, “향후에도 ESG 등을 매개로 글로벌 시장을 지속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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