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공개 매수 승부수…SM 인수 ‘쩐의 전쟁’

입력 2023-03-08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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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엔터와 절반씩 35% 인수
투입 자금만 1조2500억원 육박
정면 대결 하이브 맞대응 주목
결국 ‘쩐(錢)의 전쟁’이다.

SM엔터테인먼트(SM)의 지분 인수를 둘러싸고 카카오와 하이브가 전면전을 치르게 됐다. 불과 하루 전까지 하이브가 법원의 가처분 인용으로 승기를 잡은 듯했지만, 7일 카카오에서 ‘공개 매수’라는 승부수를 던지면서 양사의 ‘지분 경쟁’이 ‘전쟁’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카카오는 이날 오전 SM 경영권 확보를 위해 주식을 공개 매수해 최대 35%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기로 했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공고에 따르면 이날부터 26일까지 SM 주식을 주당 15만 원에 총 833만3641주 공개 매수한다. 현재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는 두 회사가 절반씩 나눠 인수하기로 하면서 투입하는 자금만 1조2500억 원에 육박한다.

공개 매수에 성공하면 카카오는 SM 최대주주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에게 사들인 지분을 포함해 총 의결권 지분 19.43%를 확보한 하이브를 제치고 최대주주(39.9%)로 오르게 된다.

이날 카카오가 공개매수를 발표하자 SM 주가는 15만 원에 근접, 14만9700원에 마감했다. 전날 종가기준 15.07% 상승했다.

카카오가 초강수를 둔 것은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으로 SM 지분 9.05%를 확보하려던 계획이 실패하자 지분 확보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껴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매수를 위한 자금도 두둑하게 마련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와 싱가포르투자청에서 1조15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가운데 약 9000억 원 규모의 자금이 1차로 지난달 24일 들어왔다. 나머지는 7월에 납입된다.

이들의 승부수에 따라 SM의 새 주인은 누가될지 예측하기는 어렵게 됐다. 카카오에 맞서 하이브가 더 높은 가격에 다시 공개 매수에 나설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추가 자본 조달 등 경영권 확보에 나선 하이브는 31일 예정된 SM 주주총회까지 사활을 걸겠다는 계획이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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