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아이보다 10cm 작으면 ‘성장장애’ 의심

입력 2023-03-09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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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신장 환자수 5년새 50%나 늘어

3∼10세, 1년에 4cm 이상 자라야
골연령으로 ‘최종 신장’ 예측 가능
성조숙증도 키 성장 방해하는 원인
숙면할수록 성장호르몬 많이 분비
규칙적 운동으로 성장판 자극 도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저신장(달리 분류되지 않은 단신)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수는 2016년 2만9061명에서 2021년 4만3618명으로 5년 사이에 약 50%가 늘었다. 저신장의 70∼80%는 특별한 질병은 없으나 유전적인 성향 또는 체질적인 문제로 성장이 지연된 경우다. 나머지는 골격계 이상, 염색체 이상, 선천성 대사 이상, 내분비 질환 등의 원인으로 발생한다.

또래에 비해 2차 성징이 빨리 나타나는 성조숙증도 키 성장을 방해하기도 한다. 성조숙증으로 정상보다 빨리 성장하고 어린 나이에 2차 성징이 빨리 나타나면 또래에 비해 성장판이 일찍 닫혀 결과적으로 성인기가 되면 정상보다 신장이 작아지게 된다.


●소아청소년기 성장 환경 조성 중요

일반적으로 키는 태아기부터 2세까지 급성장하다가 2세부터 사춘기 전까지는 1년에 4∼6cm 정도로 서서히 성장한다. 이후 사춘기에서 15∼16세에 다시 급격히 성장하다가 점차 성장 속도가 감소한다. 성장장애는 이런 단계를 벗어나는 경우다. 같은 연령이나 성별에서 키가 100명 중 작은 순으로 3번 째 정도면 저신장으로 본다. 또래에 비해 10cm 이상 작거나 3∼10세의 어린이가 1년에 4cm 이상 자라지 않아도 성장장애를 의심한다.

인천힘찬종합병원 바른성장클리닉 박혜영 이사장은 “성장기에 체질, 질병, 환경 요인 등 다양한 원인이 성장을 방해할 수 있는데, 자녀의 골연령과 성장 가능성 여부를 종합적으로 확인해 보면 도움이 된다”며 “급격한 성장이 이뤄줘야 하는 소아청소년기에 규칙적인 운동, 적절한 영양섭취, 충분한 수면 등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후천적 요인들에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아이가 성장장애가 선천적인 이유인지 외부 환경적 원인 때문인지 감별하고, 치료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성장클리닉에서 골연령과 성장 가능성 여부, 영양상태, 수면 시간, 호르몬 결핍, 성장판 손상 여부 등을 확인해 봐야 한다.

골연령은 성장판의 연골이 뼈로 변해가는 모양과 진행 상태를 기반으로 뼈의 성숙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를 토대로 소아나 청소년의 전신 발육 상태를 판별하고, 성인이 되었을 때 최종 키를 예측해 볼 수도 있다.


●성장호르몬 치료는 아주 신중해야

분석 결과 저신장이 성장호르몬 결핍증, 터너증후군, 만성 신부전증 등 때문이거나 특별한 원인이 없더라도 예측 키가 매우 작으면 성장호르몬 투여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성장호르몬 주사는 제약사에서 충분한 임상실험과 안정성이 보증된 제품이지만 특별한 질환으로 인해 성장호르몬이 결핍된 아이가 아니면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만약 성조숙증이 원인이라면 체내 호르몬 농도를 변화시켜 성조숙증을 유발할 수 있는 비만, 환경호르몬, 스트레스, 수면 부족 등의 요인을 먼저 개선한다. 상황에 따라 성호르몬 억제제를 이용해 사춘기 지연 치료를 할 수 있다.

바른 키 성장을 위해서는 건강한 생활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 등 5대 영양소를 고루 섭취해서 몸무게가 적절히 나가야 한다.

특히 수면은 매우 중요한 성장 요인이다. 성장호르몬은 하루 분비량의 3분의2가 잠자는 동안 나오는데, 숙면을 할수록 많이 분비된다. 따라서 잠자기 전 격렬한 운동이나 과식을 피하고 TV 시청이나 스마트폰 이용을 삼가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은 성장판에 자극을 줘 키 성장에 도움이 된다. 체력 수준에 맞게 빨리 걷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이나 줄넘기나 농구, 배구 등 뼈를 강화시키는 운동이 좋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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