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봉 흔들고 따라부르고…극장가 新풍경

입력 2023-03-13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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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에 체험형 상영회가 뜨고 있다. 사진은 가수 임영웅의 팬들이 영화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의 ‘영시봉 상영회’에서 응원봉을 흔들며 영화를 관람하는 모습. 사진제공|CJ 4DPLEX

새로운 문화로 ‘체험형 관람’ 떠올라
특별 상영회로 OTT 플랫폼과 차별화
극장가 풍경이 달라졌다. 가만히 앉아서 보기만 했던 것과 달리 신나게 응원봉을 흔들고 좋아하는 주인공의 이름을 마음껏 외치는 ‘체험형 관람’이 새로운 문화로 떠올랐다.

임영웅의 전국투어 콘서트 실황을 담아 11일까지 17만 관객을 모은 다큐멘터리 영화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은 4일 임영웅의 공식 응원봉인 ‘영시봉’을 흔들며 영화를 관람하는 ‘영시봉 상영회’를 진행했다. 임영웅의 팬클럽 ‘영웅시대’를 상징하는 하늘색 상의를 맞춰 입은 팬들이 모여 상영관을 하늘빛으로 물들이며 울고 웃으며 영화를 관람했다.

서울 세 개 극장에서 열렸던 상영회는 팬들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18일 대전, 광주, 부산 등 3개 지역 극장에서도 열린다. 노래에 맞춰 모든 응원봉의 반짝임, 컬러 등을 통일하는 중앙제어 시스템을 통해 현장감을 높일 예정이다. 서울 외 지역에서 중앙 제어 시스템을 사용한 응원봉 상영회 여는 건 이번이 최초다. 9일 예매 시작과 동시에 각 지점별 6회차 상영이 모두 매진됐다.

콘서트 영화만 이 같은 상영회를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400만 관객을 돌파한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2월 ‘응원 상영회’를 열어 눈길을 끌었다. 영화사에서 제공한 응원 풍선 막대를 든 관객들은 큰 소리로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의 이름을 외치며 관람했다. 일부 관객들은 농구 유니폼을 입거나 ‘농구천재 강백호’, ‘불꽃남자 정대만’ 등 직접 제작한 플래카드까지 들고 극장을 찾았다.

지난해에는 BL(남성 동성애 코드의 로맨스물) 드라마를 영화화 한 ‘시맨틱 에러: 더 무비’가 좋아하는 장면에서 환호와 추임새, 박수 등 마음껏 리액션을 할 수 있게 한 ‘리액션 상영회’를 열어 주목받았다.

이처럼 최근 극장가는 극장 관람을 통해서만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상영회를 열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등의 플랫폼과 차별화를 두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앞으로도 수록곡들을 따라 부르며 영화를 보는 ‘싱어롱 상영회’ 등 일부 뮤지컬 및 음악영화들에 한정해 진행했던 특별 상영회를 다양한 방식으로 확대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한 극장 관계자는 “이러한 상영회를 통해 보다 열정적인 관객과 팬들의 반복관람을 유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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