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현대건설에 끝내 허락되지 않은 V리그 정상의 자리

입력 2023-03-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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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KOVO

여자배구 최강으로 평가받던 현대건설에 끝내 V리그 정상의 자리는 허락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도드람 2022~2023 V리그’ 정규리그 개막을 앞두고 열린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여자부의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팀은 현대건설이었다. 다른 팀들과 비교해 스쿼드의 연속성을 유지해 높은 수준의 전력을 구성했다는 평가와 함께 다른 5팀으로부터 몰표를 받았다. 현대건설은 개막 후에도 초반 15연승을 질주했다. 미들블로커(센터) 양효진을 중심으로 ‘절대 1강’의 전력을 구축해 일찌감치 정규리그 1위와 챔피언결정전 직행을 확정하는 듯했다.

그러나 현대건설의 시즌 마무리는 초라했다. 흥국생명에 정규리그 1위를 내준 뒤 2위로 플레이오프(PO·3전2선승제)에 나섰지만, 25일 김천체육관에서 벌어진 2차전에서 한국도로공사에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2연패로 탈락했다.

현대건설의 불운은 최근 수시즌간 계속됐다. 정규리그 1위를 달리던 2019~2020시즌과 2021~2022시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조기에 종료됐다. 최강의 전력을 갖추고도 V리그 정상에 도전할 수 있는 챔피언결정전 무대조차 밟지 못했다.

이번 시즌 현대건설의 발목을 잡은 것은 부상이었다. 3라운드 막판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야스민의 허리디스크 시술로 인한 이탈이 치명적이었다. 야스민의 5라운드 복귀를 가정하고 여러 고육책을 통해 위기를 넘겼지만, 변수가 있었다. 1월 말 올스타전 브레이크 이후 복귀할 것으로 보였던 야스민은 시술 부위에 염증이 재발했다.

사진제공 | KOVO


버티기에 몰두하다 마땅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결과는 냉혹했다. 빈자리를 잘 메워주던 베테랑 황연주의 체력 저하, 리베로 김연견의 발목 부상까지 겹쳤다. 야스민의 대체선수 몬타뇨는 V리그 적응에 애를 먹었다. 5·6라운드 12경기에서 4승에 그쳐 흥국생명에 정규리그 1위를 내준 데 이어 PO에선 도로공사를 만나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PO를 마친 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리그를 치르다 보면 변수가 생기기 마련이다. 운도 따라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며 “여자배구에선 수비와 연결이 매우 중요한데, 시즌 초반엔 조직력을 바탕으로 우리의 색깔을 확실히 드러냈다. 시즌 말미 주축선수들이 빠지니 기본이 흔들렸다”고 아쉬워했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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