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재킷 차지한 욘 람, PGA 투어 자존심 지키며 세계랭킹 1위도 탈환

입력 2023-04-10 11: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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욘 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스페인의 장타자 욘 람이 생애 처음으로 그린재킷의 주인이 되며 세계랭킹 1위를 탈환했다.

람은 10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제87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총상금 1천800만 달러)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를 쳐 공동 2위인 브룩스 켑카, 필 미켈슨(이상 미국·8언더파)을 4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상금 324만 달러(42억7000만 원)를 획득했다. 람의 메이저대회 우승은 2021년 US오픈 이후 두 번째. 지난 1¤2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3개 대회(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던 그는 시즌 4승 및 통산 11승을 기록했다. 지난달 중순 ‘월드 넘버1’ 자리를 스코티 셰플러(미국)에게 내준 뒤 세계 3위로 이번 대회에 나선 람은 셰플러를 끌어내리고 세계 최고 선수 자리에 복귀했다.

PGA 투어 간판인 람과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LIV 골프)를 이끈 켑카의 자존심 싸움이 뜨겁게 펼쳐졌다. 악천후 탓에 사흘째 경기까지 켑카에 4타 뒤졌던 람은 먼저 열린 3라운드 잔여 12개 홀 경기에서 2타를 따라붙은 뒤 2타 차 2위로 4라운드에 돌입했다. 하루에 30개 홀을 도는 강행군 속에 4타 차를 뒤집고 오히려 4타 차 승리를 거뒀다.

람이 3번(파4) 홀 버디로 1타 차로 따라붙고, 켑카가 4번(파3) 홀 보기를 하면서 둘은 처음으로 동타가 됐다. 람은 켑카가 6번(파3) 홀에서 재차 보기를 적어내며 처음 1위로 올라선 뒤 8번(파5) 홀에서 버디를 잡아 2타 차로 도망갔다. 켑카가 난조를 보이며 둘의 간격은 더 벌어졌고, 람은 13번(파5) 홀에 이어 14번(파4) 홀에서 연속 버디에 성공하며 일찌감치 그린재킷을 예약했다. 켑카와 함께 LIV 골프에서 뛰는 미켈슨이 ‘4라운드 베스트’인 7언더파를 몰아치며 최종 공동 2위로 선전했지만 람의 기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스페인 출신으로는 세베 바예스테로스(1980·1983년),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1994·1999년), 세르히오 가르시아(2017년)에 이어 4번째 마스터스 우승자가 된 람은 가족들과 우승 기쁨을 만끽한 뒤 “바예스테로스가 처음 우승한지 43년 만의 우승인데다 오늘이 그의 생일이라 더 역사적”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 바예스테로스는 2011년 54세에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났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마스터스 첫 우승을 노리며 1·3라운드에서 리더보드 최상단을 차지했던 켑카는 지난해 출범한 LIV 소속 선수로 첫 메이저 우승을 눈 앞에 뒀다 쓰라린 대역전패의 아픔을 맛봤다.

조던 스피스와 패트릭 리드, 러셀 헨리(이상 미국)가 나란히 합계 7언더파를 기록하며 공동 4위 그룹을 형성했고, ‘디펜딩 챔피언’ 셰플러는 4언더파 공동 10위에 그쳤다. 하루 전, 63세 182일로 마스터스 역사상 최고령 본선 진출 신기록을 세운 1959년 생 프레드 커플스(미국)는 9오버파 공동 50위에 올랐지만 마스터스 23연속 컷 통과에 성공한 우즈는 마지막 날 경기에 앞서 다리 통증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부상으로 기권했다.

한국 선수 중엔 임성재와 김주형은 똑같이 합계 2언더파 공동 16위를 차지했고 이경훈은 1언더파 공동 23위, 김시우는 1오버파 공동 29위에 랭크됐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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