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이닝 무안타 7득점 역전승…“야구 사상 가장 기괴한 승리”

입력 2023-04-10 16: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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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경기에서 단 하나의 안타 없이 7점을 뽑아 역전승을 거두는 ‘거짓말’ 같은 일이 벌어졌다. 그것도 모든 점수를 마지막 한 이닝에서 올렸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 산하 더블 A 팀인 채터누가 룩아웃스는 8일(현지시각)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산하 더블A 팀인 로켓시티 트래시 팬더스와의 더블헤더 첫 경기에서 노히터의 수모를 당했다. 하지만 승리는 챙겼다. 최종 스코어는 7-5. 미국의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야구 역사상 가장 이상한 경기 중 하나”라고 평했다.

만화에서도 없을 법한 기괴한 장면은 7회 원정팀의 마지막 공격(더블헤더라 7회까지 진행)에서 나왔다. 0-3으로 끌려가던 채터누가는 7회 초에 안타 없이 7점을 뽑았다.

무안타로 이길 수 있는 공식은 다음과 같다.

채터누가 트위터 캡처.


‘볼넷+볼넷+내야뜬공(1아웃)+볼넷+삼진아웃(2아웃)+볼넷+중견수 에러+몸에맞는공+몸에맞는공+몸에맞는공+폭투+몸에맞는공+삼진아웃(3아웃)=승리’라고 캐터누가는 경기 후 공식 트위터에 게재했다.

득점 상황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자.
볼넷 4개로 1-3으로 추격했으나 다음 타자의 삼진 아웃으로 2사 만루가 됐다. 볼카운트 0-2에서 투수가 승부구를 던졌다. 투수와 포수 모두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해 경기가 끝났다는 동작을 취했다. 하지만 주심의 판정은 볼이었다. 이게 비극의 시작이었다. 타자가 다음 공에 배트를 휘둘렀다. 중견수가 뒤로 물러나며 포구를 시도했다. 아뿔사. 타구가 중견수 글러브를 맞고 바닥에 떨어졌다. 치명적 실수. 경기가 종료됐어야 할 상황에서 4-3 역전이 됐다. 이어 몸에맞는공 4개와 폭투 하나를 엮어 3점을 추가했다. 7-3 리드.

로켓시티는 7회말 반격에서 2점을 따라붙었으나 재역전에는 실패했다. 이로써 6개의 안타로 5점을 낸 팀이 단 하나의 안타도 치지 못한 팀에 7-5로 패하는 황당한 일이 빚어졌다.

폭스 뉴스에 따르면 MLB에서 한 팀이 노 히트를 당했음에도 득점을 기록한 경우는 25번 있었다.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음에도 승리를 거둔 경우는 단 7번뿐이며, 최다 점수는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4-0으로 승리한 경우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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