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철, 머리털 다 뽑혀도 할 말 없는 밉상캐 연기甲 (닥터 차정숙)

김병철이 밉상 연기로 주목받고 있다.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연출 김대진 김정욱, 극본 정여랑)은 20년 차 전업주부 차정숙(엄정화 분)의 통쾌한 반란을 담는다. 차정숙 반란에는 빌런인 듯, 빌런 아닌 ‘그냥 밉상 남편’ 서인호(김병철 분)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다 생사의 기로에 놓이고 나서야 자기 인생을 돌아보기 시작한 차정숙의 인생 리부팅에 있어 서인호는 원인 제공자다. 차정숙 분노 유발자이기도 하다.
서인호는 병원에서는 완벽하고도 철두철미한 외과 의사를 자처하지만, 실상은 평생을 뒷바라지하며 헌신한 아내 차정숙에게 간이식조차 해주기 무서워하는 ‘밉상 진상 화상 같은 남편’이다. 사생활은 더욱 최악이다. 첫사랑 최승희(명세빈 분)와 같은 병원에서 밀애도 즐기는 뻔뻔한 불륜남이다. 행동 하나하나가 밉상이고 때리고 싶은 욕구를 치밀게 하는 서인호다. 특히 수련의 과정을 선택한 차정숙에게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한다. 제 인생을 다시 시작해보고 싶은 아내와 한 공간에 있는 게 불편한 것은 물론 불륜 사실을 들킬까 봐 전전긍긍해 한다.

그러면서도 아내 차정숙이 조건을 내걸고 부르면 달려오는 모순되고 엉뚱한 행동을 보인다. 차정숙이 감전됐을 때는 의사로서인지, 남편으로서인지 알 수 없는 재빠름을 보여준다.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찍고 남 같이 행동하는 서인호지만, 결정적일 때 님일 수 있음을 보여줘 웃음을 안긴다. 이런 서인호 밉상 활약을 김병철 열연으로 더욱 빛나고 있다. 이미 여러 작품에서 밉상인 듯 밉상 아닌 밉상 같은 캐릭터로 분노와 웃음을 동시에 자아낸 김병철은 이번에도 전매특허 밉상 연기로 안방극장 ‘부글부글 지수’를 끌어올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병철은 앞서 서인호 캐릭터에 대해 “차정숙이 성장하고 변화해 나가는 모습과 그에 대한 서인호 반응이 재미있고 흥미롭다. 20여 년을 함께 산 부부를 연기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 차정숙의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낸 엄정화 배우 덕분에 집중할 수 있었다”며 자신 밉상 연기가 극적으로 살아날 수 있도록 합을 맞춘 엄정화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방송 4회 만에 두 자릿수 시청률을 넘어선 ‘닥터 차정숙’은 지난 6회 자체 최고인 전국 13.2%, 수도권 13.3%(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닥터 차정숙’ 7회는 6일 밤 10시 30분 방송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