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페트레스쿠 감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전북과 페트레스쿠 감독은 한 달 이상 긴 줄다리기 끝에 29일 최종 합의를 마쳤고, 현지에서 비자발급 절차가 이뤄지고 있다. 2022~2023시즌 루마니아리그가 오는 주말 끝나는 가운데 전북은 6월 A매치 휴식기에 신임 감독 일행이 합류하기를 희망한다. 페트레스쿠 감독은 코치 1명, 피지컬 코치 1명을 데려온다.
최선의 선택이었다. 페트레스쿠 감독은 ▲공격 성향의 축구철학 ▲현역·지도자를 아우르는 명성과 우승 경력 ▲아시아 경험 등 전북이 세운 모든 조건을 충족시킨다. 루마니아대표로 월드컵, 유럽선수권대회 등 4차례 메이저대회에 출전했고, 첼시(잉글랜드) 최고 선수 중 하나로 기억된다. 지도자로도 유럽뿐 아니라 알 아라비(카타르)~장쑤~구이저우(이상 중국)~알나스르(아랍에미리트) 등 아시아 클럽들을 이끌며 우수한 성과를 냈다. 전북은 긴 호흡의 리빌딩과 중·장기 프로젝트를 위해 넉넉한 계약기간을 보장했다.
그런데 페트레스쿠 감독이 최우선 순위는 아니었다. 김상식 전 감독(46)이 사퇴 의사를 전한 뒤 박지성 테크니컬 디렉터(42)와 로베르토 디 마테오 테크니컬 어드바이저(53·이탈리아)가 중심이 돼 전북이 추린 후보군을 보면 대한축구협회(KFA)가 국가대표팀 감독을 찾던 당시 거론된 지도자들과 비교해 손색이 없다.
이 과정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들이 등장했다. 전북은 파울루 벤투 감독(54)을 도와 한국의 2022카타르월드컵 여정을 함께했던 세르지우 코스타 전 대표팀 수석코치(50·이상 포르투갈)에 관심을 가졌다. 코스타 코치는 가나와 조별리그 2차전(2-3 패) 퇴장으로 벤투 감독이 벤치에 앉지 못한 포르투갈과 최종전에서 임시 지휘봉을 잡고 인상적 용병술로 짜릿한 2-1 역전승과 함께 한국에 사상 2번째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선물했다. 감독 경력은 없어도 여러 조건에 부합한 후보였다.
세르지우 코스타, 지오바니 판 브롱크호스트, 토르스텐 핑크(왼쪽부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다만 변수가 있었다. 대부분의 커리어를 벤투 감독과 함께 하느라 프로 사령탑에 꼭 필요한 P급 지도자 라이선스를 확보하지 못했다. 그는 현재 유럽축구연맹(UEFA) A급 자격 소지자라, 전북은 다른 후보에 전념해야 했다.
페트레스쿠 감독에 앞서 전북이 접촉한 이는 지오바니 판 브롱크호스트 전 레인저스 감독(48·네덜란드)이다. 아스널(잉글랜드)~FC바르셀로나(스페인) 등을 거쳤고, 네덜란드대표로도 맹활약한 그는 페예노르트(네덜란드)와 광저우 푸리(중국) 등을 지도한 바 있다. 전북에도 적잖은 흥미를 가졌으나 자녀의 학업 문제로 본격 협상에 나설 수 없었다.
전북은 페트레스쿠 감독 선임이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바젤(스위스)~함부르크(독일)~비셀 고베(일본) 등을 거친 토르스텐 핑크 감독(56·독일)도 염두에 뒀는데, 공식 접촉이 이뤄지기 전 신트트라위던(벨기에)으로 행선지를 틀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